미국, 6개월내 위안화 절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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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이 1달러에 8.278위안으로 고정시켜 놓은 달러 페그제도를 6개월 안에 유연한 환율제도로 바꾸지 않을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했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올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낸 후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의 환율정책이 크게 왜곡돼 중국 경제는 물론 교역상대국 및 세계 경제 성장에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이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기술적 요건에 해당된다"며 "향후 6개월간 환율 정책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6개월 후 하반기 보고서를 낼 때까지 의미 있는 변화가 없을 경우 조작국 지정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재무부는 종합무역 및 경쟁법에 따라 매년 두 차례 교역 상대국의 경제동향 및 환율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에 낸다.
미국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와 심도 있는 협상을 시작하며 타결되지 않을 경우 무역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돼 있다.
스노 장관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위안화가 언젠가 완전한 자유변동환율제도로 부드럽게 이행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 조치는 충분하고 실질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환율정책은 주권에 해당되는 사안이며 외부의 압박에 밀려 바꾸진 않겠다"고 말해 환율정책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