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질컨벤션 2005] 세면기의 대명사 일본 토토의 회생사례

버블경제가 붕괴된 지난 90년대 후반. 세면기 싱크대 등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일본의 토토는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96년 163만호에 달하던 주택 신축이 98년 118만호로 급감하자 위생용품 수요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96년 207억엔이던 토토의 경상이익은 98년 63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때 토토가 택한 돌파구는 고객만족(CS) 및 사회책임(CRS)경영. 건설회사 등을 대상으로 전개하던 경영전략을 소비자 위주로 바꾼 것이다. 경기불황으로 주택 신축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지만 리모델링을 통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화장실 등 내부용품을 고르는 소비자가 토토사의 제품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바꿔 나갔다. 가토 마사유키 토토 공장장(사진)은 19일 "20세기 품질은 제품의 성능이나 내구성이 결정했다면 21세기 품질은 고객이 사랑하고 지지하는 제품인지 여부가 결정한다"며 "토토가 경영위기를 극복한 것은 이 같은 사고의 바탕에서 세운 전략 덕분"이라고 말했다. 토토사는 두가지 활동을 시작했다. 하나는 환경친화적인 요소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전략이었고,다른 하나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고객에 더욱 다가가는 전략이었다. 가토 공장장은 "토토는 그 일환으로 새로운 개념의 욕조용 보온단열재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목욕탕에 담은 물을 가족들이 돌아가며 쓰는 일본 풍습을 겨냥한 제품. 6시간이 지나도 섭씨 2도 이상 온도가 떨어지지 않고 다시 가열할 필요가 없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소비자들에겐 경제적인 이익을,토토엔 에너지 절약을 통한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안겨다 줬다. 또 사회적 약자층인 고령자 장애인 유아 등이 편히 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한 손만 사용해 뜯을 수 있는 화장지,장애인도 쉽게 앉을 수 있는 변기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경영전략은 주효했다. 2003년에는 그 전해보다 두배에 가까운 이익을 올렸고,지난해에는 287억엔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가토 공장장은 "21세기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다"며 "고객 마음을 충족시키고 신뢰를 줘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17년 설립된 토토는 미국 중국 등 11개국에 25개 합작법인 등을 두고 있다. 연간 매출은 4800억엔(약 4조8000억원)에 달하며 지난 88년 일본 최고 품질관리상인 '데밍상'을 수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