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대박?...'손해' 안보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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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 출시 1년만에 KB자산운용의 'KB 웰리안 부동산 투자신탁 3호'가 청산(중도환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펀드는 충남 아산 풍기동 아파트 건립에 들어가는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당초 계획과는 달리 땅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1달만에 청산키로 했다.
이 펀드는 땅 확보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집해 해지사태를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회사의 전문성과 전문인력 부족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부동산펀드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전문인력의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문능력 부족이 문제
부동산개발사업의 핵심은 부지 확보와 인허가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나타났듯 펀드매니저들은 이 같은 기본적인 사항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채 투자를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경험과 전문지식이 부족해 투자 대상을 정밀하게 분석할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펀드매니저는 부동산전문가가 아니라 금융전문가인 까닭이다.
인력 부족도 문제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운용인력은 3~4명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소수의 금융전문가가 1000억원대의 펀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펀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경매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 중 감정가가 1억원 이상인 물건은 전체의 20%도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1000억원어치 경매 물건을 사들이겠다는 펀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부동산펀드 불신 우려
그동안 판매된 부동산펀드는 모두 80여개다.
금액 기준으로 2조원을 넘는다.
대부분 부동산개발사업에 돈을 대는 펀드다.
또 일부 경매물건을 편입하는 펀드와 건물 임대수익을 노리는 펀드도 출시됐다.
대부분 펀드들이 인기리에 판매됐고 일부는 연 8%대의 높은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사태가 부동산펀드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부동산개발 시스템을 선진국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지만 이번 첫 청산 사례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될까 염려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동산펀드가 청산돼도 원금 손실이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펀드들은 시공사 연대보증 등을 통해 원금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