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과학계 뒤흔든 황우석 교수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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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사이언스에 논문을 처음 발표할 때부터 이번 2차 연구 성과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는 갖추고 있었다."
세계 최초로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20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국민의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후속 연구에 대해 "큰 문(과제)들을 지났으며 이제 작은 사립문 몇 개만 넘으면 될 것 같다"고 낙관했다. 그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도 연례 학술회의에서만 개최했던 언론발표회를 이번에 이례적으로 열어 줬다"며 "다만 윤리 검증 과정은 도중에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아줄기세포의 실용화 가능성에 대해선 "이번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이 적어도 수년,많게는 수십년 걸릴 연구를 앞당겼다고 평가해 줬다"며 "다만 환자에게 실제 적용하는 것은 안전성 등의 문제를 완전히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후속연구는 어떻게=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추출,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치료용 세포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에 본격 나선다. 일단 난치병 환자를 비롯해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의 체세포를 이용,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만큼 이를 실제로 사람 몸 속에 넣기 위한 세포치료법 연구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손상된 신경을 대신할 신경세포나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 등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우선적으로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배아줄기세포는 매우 좋은 분화 능력을 갖고 있어 다양한 세포로 빠르게 성장하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대신 원하지 않는 세포로 증식해 암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앞으로 유전자 기술과 세포 분화기술을 활용,배아줄기세포를 몸 속에 넣어 정상적으로 분화시키는 방법과 배아줄기세포로 안전한 치료용 세포를 만드는 방법 등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금껏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배아줄기세포의 분화 메커니즘도 규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