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주 美예일대 로스쿨학장 "한국은 '서울대' 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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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학 로스쿨(법과대학원)의 고홍주 학장은 "학생들이 시험에만 몰두하는 것이 한국 교육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라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학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8~2001년 국무부에서 민주주의,인권 및 노동 담당 차관보로 일했고 지난해 7월 로스쿨 학장으로 취임했다.
고 학장은 최근 예일대의 국제화 노력을 뉴욕주재 외신기자들에게 설명하기에 앞서 기자와 만나 "좋은 대학은 나름대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의 자유(아카데믹 프리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서울대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는 못된 풍조가 있다"며 "그 같은 수직적 구조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우수한 대학을 여러 곳에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학장은 미국에는 예일대나 하버드,스탠퍼드대처럼 명문 대학이 곳곳에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학장으로 있는 예일대 로스쿨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2년 전 하버드 로스쿨과 예일 로스쿨에 동시에 합격한 학생 173명 가운데 하버드로 간 학생은 7명뿐이다.작년에는 스탠퍼드 로스쿨과 이곳에 동시에 합격한 97명 중 1명만이 스탠퍼드를 선택했다.그만큼 예일을 선호한다."
고 학장은 취임 이후 네 가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 국제화.커리큘럼 교수진 학생 분포 및 각종 프로그램에서 진정한 국제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둘째 학생들에게 공공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하고 있다.
셋째 학생들이 배우는 법과 자신이 나중에 갖게 될 직업과의 관계를 충분히 알도록 가르치고,넷째 교수진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고 학장은 한국 학생들에게 해줄 조언을 묻자 지나치게 전통에 얽매이지 말고 국제 언어인 영어와 인터넷에 능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이나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의 소중한 전통은 지키되 그 밖의 다른 전통은 깨고 나올 수 있어야 하며 늘 국제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부 차관보 시절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함께 북한을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는 고 학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김 위원장은 미친 사람이 아니라 이상할 뿐"이라며 "김 위원장은 노트 없이도 8~9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보내면 김 위원장과 부시 대통령이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북미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을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헤이번(코네티컷주)=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