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자) 글로벌메이커로 우뚝선 현대車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현지공장 가동에 들어감으로써 우리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정말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30%(연간 1500만 대)가 팔리는 시장이고,따라서 글로벌 메이커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 현지생산의 교두보(橋頭堡)를 마련함으로써 한국차의 위상을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한 것은 현대차 38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것"이라는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한국산업의 금석지감을 실감케 하는 도약임에는 분명하다. 겨우 19년전 소형 승용차 액셀을 앞세워 미국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현대가 올해 현지에서 쏘나타 15만대를 만들고,내년부터 생산규모를 연간 30만대로 늘림으로써 시장 점유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현대차의 미국 현지공장 가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원화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연간 2조원이나 줄임으로써 채산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또 'Made in USA 현대차'의 판매로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된것도 중요한 성과로 꼽을만하다.현지 부품조달과 현지인 채용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함으로써 현대차 브랜드는 물론,한국상품 전반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 수출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앨라배마공장의 성패 여부가 글로벌 일류 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한 시금석(試金石)이 된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앞으로 넘어야할 과제도 많다.특히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차와의 정면 승부를 벌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화를 확대하고 속도도 더 높여야 할것이다.이미 현대차가 미국내에 설치한 연구소 및 주행시험장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설계ㆍ디자인ㆍ성능평가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품질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자동차 개발ㆍ생산ㆍ마케팅ㆍ판매ㆍ애프터서비스 등 전 과정을 현지화함으로써 미국 고객의 수요에 맞춘 차를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