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해도 투자금 돌려준다..도공 '무리한 외자유치' 파문

한국도로공사가 서해대교 아래 행담도(충남 당진) 개발을 추진하면서 '사업이 실패해도 투자금을 물어주겠다'며 1000억원대의 보증을 서준 투자회사 EKI의 실질적 소유주가 지금까지 알려진 싱가포르 회사가 아니라 개발사업체인 행담도개발㈜ 김재복 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감사원은 도로공사가 행담도 리조트 개발을 위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사업이 실패하는 경우에도 행담도개발㈜ 주식 매입을 통해 EKI의 투자금을 사실상 반환키로 하는 내용의 보증 약정을 체결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23일 "EKI의 지분 구조를 분석해 본 결과 김재복 사장이 설립한 JJK가 58%,싱가포르 투자회사인 에콘사가 42%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김 사장의 역할과 배경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EKI가 발행한 외화 채권에 투자한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교직원공제조합에 대해서도 투자 배경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로공사는 1999년 행담도 개발을 위해 싱가포르의 투자회사 에콘과 함께 합자회사 행담도개발㈜을 설립했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에콘이 부도나는 등 난관에 부딪혀 행담도개발㈜의 지분 90%가 에콘의 자회사로 알려졌던 EKI로 넘어갔다. EKI는 지난해 1차 사업자금 8300만달러를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과정에서 2009년 1월31일 이후에는 행담도개발㈜ 지분 26.1%를 1억500만달러에 도로공사로 떠넘길 수 있도록 하는 사실상의 보증 계약을 맺었다. 김수언·김인식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