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올가이드] 은행들 대출문턱 낮추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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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개인사업자,즉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대출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내수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자영업자들의 영업상황이 호전되고 있어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해 ‘불량고객’으로 찍혔던 목욕탕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종의 개인사업자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들어 밀린 이자를 갚고 있다”고 설명이다.
경기가 본격 회복세로 돌아서면 자영업자들은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소호대출 금리는 현재 연 7~9% 수준.이는 연 4%대 후반에서 연 5%대 중반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연 5~6%대인 우량 중소기업 대출에 비해 훨씬 높다.
돈을 떼이지만 않는다면 소호대출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마다 대출조건과 대출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비교한 뒤 돈을 빌려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떤 상품이 있나
국민은행이 운전자금은 5년, 시설자금은 20년까지 분할 상환할 수 있는 '장기분할 부동산담보대출'을 최근 선보였다.
개인사업자의 자금여력을 고려,매달 상환할 원리금 부담을 줄여준 것이 특징이다.
신용도가 우수한 고객은 최저 연 4.78%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일시 상환 대출과 마이너스 대출의 장점을 혼합한 '소호프리론'도 판매 중이다.
하나은행은 보증이나 담보 없이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통장하나로 대출'을 내놓았다.
최근 6개월 이상 신용카드 매출실적이 있고 3개월간 월평균 카드매출이 300만원 이상인 개인사업자이면 누구나 대출받을 수 있다.
설립 6개월 이상이면 1500만원,설립 1년 이상이면 3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우리은행은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영자금이나 시설자금을 지원해주는 '석세스론'을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금리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며 현재 연 5.01% 수준이다.
대출금액은 1억원 이상이다.
고객의 자금 사정에 따라 CD금리, 변동금리,고정금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기존 대출금이 2억원 이하인 소규모 자영업자(간편장부 작성 대상자)에게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소호대출' 상품을 팔고 있다.
신용대출이 원칙으로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대출기간은 1년 이내이지만 1년 단위로 3년까지 연장할 수 있으며, 평균 금리는 연 5.15% 수준이다.
제일은행은 '제일 편한 사장님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대출 대상은 만 20세 이상인 건물 내 고정적 사업장을 가진 소규모 자영업자로 신용평가시스템에 의해 대출승인을 받은 매출액 10억원 미만, 여신한도 5억원 미만인 고객이다.
대출한도는 3000만원,만기는 1년이지만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을 선택하면 만기를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신용관리가 중요하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을 가리지 않고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개인 대출에도 고객의 신용도를 반영해 대출한도와 금리를 산정하기 시작했다.
오는 2007년말부터 적용되는 신BIS제도(바젤Ⅱ 협약)에 대비해 담보위주에서 신용위주로 여신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똑같은 담보물건을 제시하더라도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다를 수 있다.
소호대출 역시 예외가 아니다.
모든 은행은 자체적으로 만든 자영업 신용평가 시스템을 근거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을 신청한 사업주의 업종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다른 은행에서 얼마나 빌려 썼는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를 자주 받고 있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점검한다.
신용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용관리를 철저히 하려면 우선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을 사용했을 경우 원금과 이자 납입기일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연체 경험이 있으면 일단 신용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 연체가 예상되면 거래은행에 미리 통보하고 상담을 하는 게 좋다.
은행도 연체발생을 원치 않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왕이면 여러 은행과 거래하는 것을 피하고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은행들은 통상 주거래 고객에게는 유리한 대출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