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업그레이드] 수출입은행..작년 23조 지원

수출입은행(행장 신동규?사진)의 경영혁신은 참여정부와 궤를 함께한다. 모태는 2000년 대 들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지만 본격화된 것은 2003년 8월 신동규 행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신 행장은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경쟁력을 잃으면 도태된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첫걸음은 중기경영 로드맵이었다. 핵심은 건전경영의 초석을 다지는 한편 수출신용기관에 걸맞게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결실은 의외로 빨리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기순이익은 2001년 184억원에서 2004년 775억원으로 대폭 늘었으며,부실 가능성이 있는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2001년 말 3.74%에서 1.1%로 낮아졌다. 여신 지원 규모도 지난해 23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단기간 내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임직원 대부분이 국제적 마인드를 갖추고 있는 데다 2001년 팀제 전환을 통해 조직의 군살을 뺀 데 힘입었다고 은행측은 설명한다. 신 행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세계 수출입금융의 '창조적 선두주자'가 되어보자는 것이다. 2003년 외항선박 구매자금 지원제도를 시작했으며,2004년엔 선박투자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제도를 마련했다. 선박금융제도의 정비는 지난해와 올초 국내 해운업계가 사상 최고 호황을 구가하는 밑거름이 됐다. 또 수출입은행이 미국의 선박금융 전문지인 'Marine Money'로부터 최우수거래 및 신규 참여 금융회사로 선정되는 밑바탕이 됐다. 올 4월엔 수출금융 지원 여력도 대폭 확충했다. 5000억원의 정부출자가 이뤄졌으며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기에다 최근엔 미개척분야인 수출팩토링 업무를 도입해 신용장 없이도 수출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신 행장은 지난달 초 한·중·일 3국 수출입은행장 회의에서 동북아 3국이 제3국에 진출할 때 협력키로 하는 합의문도 이끌어냈다. 신 행장은 제도적 측면뿐 아니라 조직의 정비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최근 본부장(이사급)들과 경영목표 등에 대한 경영성과계약을 맺어 자극을 주고 있으며,향후엔 이 계약을 각 부·실장 및 지점장으로 확대해 종합적인 성과관리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객만족,윤리경영,일하는 방식 개선,건강한 조직문화 구축 등을 추진하는 'EXIM Sprit(수출입은행 정신) 21'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신 행장은 "전 임직원이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면서 나아가는 조직에는 좌절이 없다"고 강조한다. 수출입은행은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오는 7월1일 새로운 CI를 선포하고,새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정신과 인재상을 재정립할 예정이다. 이 같은 현재진행형의 수출입은행 경영혁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