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땅 땅값이 더 문제다] 땅부자 1%만 폭등에 돈벼락

참여정부 출범 후 전국적으로 땅투기 열풍이 불면서 전국 땅값 총액(공시지가)이 2년 새 무려 500조원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런 천문학적인 돈(이익)은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오히려 국민들 대다수는 이득을 챙기기는커녕 세금 부담만 더욱 늘게 됐다. 큰 폭으로 오른 땅값 때문에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사업 등을 위한 정부의 토지 매입 부담이 커져 재정 압박이 심해질 것이 자명하고 결국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거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토지정의시민연대 창립총회에서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발표한 '양극화 해소를 위한 토지정책 방향' 논문에 따르면 토지 소유자의 1%(2002년 기준 약 10만명)가 전체 과세대상 토지 과표액의 45%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상위 10%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 비율은 무려 72%에 달했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 2년간의 땅값 증가액(500조원)을 누가 가져가는지 계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토지세를 납부한 사람은 모두 1636만명으로 2조1168억원을 세금으로 냈다. 법인을 뺀 개인만 보면 1574만명으로 전체의 96.2%를 차지했다. 특히 세금을 100만원 이상 낸 고액납세자는 전체의 1.1%인 17만명이었다. 이들이 낸 종토세는 1조3075억원으로 전체 세액의 61.7%를 차지했다. 이를 근거로 지난 2년간 오른 땅값 차익 500조원을 환산하면 땅주인 전체(1636만명)로는 1인당 평균 3000만원 안팎의 이득을 가져가게 된다. 하지만 종토세 납부액을 기준으로 보면 △상위 1%(17만명)가 308조원 △차상위 11%(10만~100만원 세금납부자 179만명)가 113조원 △나머지(10만원 이하 1440만명)가 79조원의 차익을 나눠 갖는다. 전 교수가 적용했던 방식대로 계산하면 상위 1%는 1인당 18억원씩 차익을 챙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차상위 11%는 1인당 6300만원, 나머지 토지 소유자에게는 548만원씩이 돌아간다. 물론 땅이 없는 사람은 한 푼도 갖지 못한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우리처럼 토지 소유가 편중된 상황에서 땅값이 급등할 경우 개발이익이 결국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흘러들어가 부(富)의 분배구조를 더욱 왜곡시킨다"며 "이는 또다시 국민경제 불안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서둘러 내역을 공개한 뒤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