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1000고지 다시 넘는다"

미국 금리인상,원화 환율하락 등 증시를 짓눌러왔던 악재들이 개선 조짐을 보이자 낙관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지난 3~4월 큰폭으로 조정을 받을 당시 '증시의 장기 상승추세가 이미 꺾였다'던 일각의 주장은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대우 현대 등 주요 증권사들은 "하반기 지수가 1100~1200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일제히 내놓았다. 기업 실적 회복,수급개선,해외증시 호조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악재 해소로 연말 주가 1200 간다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세계 증시를 압박했던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 유동성 위축 현상이 누그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의 연착륙으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리처드 피셔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달 말 9회에 접어들 것"이라는 언급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엷어지며 전 날 미국 증시가 급등한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수출 기업에 큰 부담이던 원·달러 환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낙관론 확산의 배경이다. 김동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며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점도 든든하다. 주식형 펀드 잔액은 지난 5월 말 현재 12조7572억원으로 지난 한 달 동안 1조3000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6월 동시 만기 이후 본격 상승 모색할 듯 증권사들의 하반기 전망도 장밋빛이다. 대우증권은 2일 하반기 증시 전망 포럼을 열고 올 하반기 지수를 1000~1200으로 전망했다. 이영원 대우증권 팀장은 "1분기 2.7%로 추락한 경제성장률은 하반기부터 기업이익 증가와 함께 4분기에 5.2%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연말 지수는 1200포인트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현대증권도 이날 "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며 "하반기에는 IT(정보기술) 유화 철강 조선 은행주 등이 강세를 주도하며 920~113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승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고조되는 북핵 위기 등의 악재가 여전히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지표들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970~1000 사이의 매물대를 돌파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 지수는 상승하겠지만 6월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9일)까지는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