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路 벤처빌딩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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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요람인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 일대에서 벤처빌딩(벤처기업 집적시설)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내기 벤처기업들의 테헤란로 입주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6일 서울시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테헤란로 일대의 벤처빌딩수는 벤처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1년 56곳에서 현재 7곳으로 급감했다. 2001년 당시 340여개사에 달했던 벤처빌딩 입주 벤처기업수도 현재 70여개로 줄었다. 이는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이 지역 빌딩주들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벤처보다는 안정성을 갖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외국계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벤처빌딩 7곳으로 격감
지난 2001년(9월 기준) 테헤란로 일대에 벤처빌딩은 전년도보다 7곳이 늘어난 56곳이 들어서면서 최고를 기록했다. 벤처빌딩은 입주기업에 취득·등록·재산세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이 배제되고 임대보증금의 90%까지 융자받을 수 있어 벤처기업들에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듬해 45곳,2003년 35곳,지난해에는 14곳으로 매년 줄었고 금년 6월초에는 7곳으로 급감했다.
현재 테헤란밸리 일대에 남아있는 벤처빌딩은 이비즈센터를 비롯해 파라다이스빌딩 에스코빌딩 아주빌딩 미래빌딩 코래드벤처타워 두원빌딩 등 7곳 뿐이다. 그나마 대부분 벤처빌딩 최소 기준인 벤처기업 4~10개 정도만 유치하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외국계 금융·보험사들이 테헤란로의 주요 길목을 꿰차고 있다. 삼성역에서 선릉역에 이르기까지 도로 양옆의 50여개 빌딩에는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 ING생명 등 금융회사들이 들어서 있다. 대기업들도 다시 테헤란밸리로 돌아오고 있다.
LG그룹에서 분리된 GS홀딩스가 그룹 출범과 함께 역삼역 인근 강남타워에 입주했다. 현대차그룹은 역삼동 랜드마크타워에 계열사들을 대거 입주시켰다. 삼성그룹도 강남역 인근 7700여평 부지에 '삼성타운'을 2007년까지 짓고 흩어져 있는 삼성전자 계열사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까다로워진 입주 심사 절차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빌딩은 얼마전 입주신청을 해온 벤처기업 중 5개사를 모두 심사대상에서 탈락시켰다. 이 빌딩은 150평 규모의 공실이 발생하자 입주업체 모집에 들어갔고 신청업체 15개 중 5개사를 부적격 업체로 판정,심사대상에서 아예 탈락시켰다. 탈락 업체는 코스닥 신규등록기업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유망한 벤처기업들. 하지만 테헤란밸리 내 대형 빌딩들이 선호하는 입주요건에 안맞는 기업이라는 게 탈락 이유다.
이 빌딩 임대관리업체인 동우측은 "높은 임대료나 사용면적의 협소성 등을 감안할 때 재무적으로나 수익성에서 검증이 된 대기업 등 우량업체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말 입주한 인터넷 광고업체 오버추어코리아도 직원수나 기업형태에서는 벤처지만 야후가 대주주인 외국계 회사로 안정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입주했다"고 말했다.
◆새내기 벤처들 입주 꿈도 못꿔
이처럼 대형 빌딩들이 입주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새내기 벤처들은 입주를 꿈도 못꾸고 있다. 아셈타워 임대관리단 관계자는 "이제 테헤란밸리를 벤처밸리라고 부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물론 아직까지 테헤란밸리에 남은 벤처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이미 중견기업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높은 임대보증금도 새내기 벤처들의 입주를 어렵게 하고 있다. 테헤란밸리 빌딩의 평당 임대보증금은 400만~600만원 선으로 서울 도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벤처들이 이 같은 수준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테헤란밸리에 들어오기에는 부담이 된다"며 "오히려 같은 비용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구로디지털밸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주·임상택 기자 leerun@hankyung.com
6일 서울시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테헤란로 일대의 벤처빌딩수는 벤처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1년 56곳에서 현재 7곳으로 급감했다. 2001년 당시 340여개사에 달했던 벤처빌딩 입주 벤처기업수도 현재 70여개로 줄었다. 이는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이 지역 빌딩주들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벤처보다는 안정성을 갖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외국계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벤처빌딩 7곳으로 격감
지난 2001년(9월 기준) 테헤란로 일대에 벤처빌딩은 전년도보다 7곳이 늘어난 56곳이 들어서면서 최고를 기록했다. 벤처빌딩은 입주기업에 취득·등록·재산세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이 배제되고 임대보증금의 90%까지 융자받을 수 있어 벤처기업들에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듬해 45곳,2003년 35곳,지난해에는 14곳으로 매년 줄었고 금년 6월초에는 7곳으로 급감했다.
현재 테헤란밸리 일대에 남아있는 벤처빌딩은 이비즈센터를 비롯해 파라다이스빌딩 에스코빌딩 아주빌딩 미래빌딩 코래드벤처타워 두원빌딩 등 7곳 뿐이다. 그나마 대부분 벤처빌딩 최소 기준인 벤처기업 4~10개 정도만 유치하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외국계 금융·보험사들이 테헤란로의 주요 길목을 꿰차고 있다. 삼성역에서 선릉역에 이르기까지 도로 양옆의 50여개 빌딩에는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 ING생명 등 금융회사들이 들어서 있다. 대기업들도 다시 테헤란밸리로 돌아오고 있다.
LG그룹에서 분리된 GS홀딩스가 그룹 출범과 함께 역삼역 인근 강남타워에 입주했다. 현대차그룹은 역삼동 랜드마크타워에 계열사들을 대거 입주시켰다. 삼성그룹도 강남역 인근 7700여평 부지에 '삼성타운'을 2007년까지 짓고 흩어져 있는 삼성전자 계열사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까다로워진 입주 심사 절차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빌딩은 얼마전 입주신청을 해온 벤처기업 중 5개사를 모두 심사대상에서 탈락시켰다. 이 빌딩은 150평 규모의 공실이 발생하자 입주업체 모집에 들어갔고 신청업체 15개 중 5개사를 부적격 업체로 판정,심사대상에서 아예 탈락시켰다. 탈락 업체는 코스닥 신규등록기업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유망한 벤처기업들. 하지만 테헤란밸리 내 대형 빌딩들이 선호하는 입주요건에 안맞는 기업이라는 게 탈락 이유다.
이 빌딩 임대관리업체인 동우측은 "높은 임대료나 사용면적의 협소성 등을 감안할 때 재무적으로나 수익성에서 검증이 된 대기업 등 우량업체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말 입주한 인터넷 광고업체 오버추어코리아도 직원수나 기업형태에서는 벤처지만 야후가 대주주인 외국계 회사로 안정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입주했다"고 말했다.
◆새내기 벤처들 입주 꿈도 못꿔
이처럼 대형 빌딩들이 입주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새내기 벤처들은 입주를 꿈도 못꾸고 있다. 아셈타워 임대관리단 관계자는 "이제 테헤란밸리를 벤처밸리라고 부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물론 아직까지 테헤란밸리에 남은 벤처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이미 중견기업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높은 임대보증금도 새내기 벤처들의 입주를 어렵게 하고 있다. 테헤란밸리 빌딩의 평당 임대보증금은 400만~600만원 선으로 서울 도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벤처들이 이 같은 수준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테헤란밸리에 들어오기에는 부담이 된다"며 "오히려 같은 비용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구로디지털밸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계주·임상택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