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FTA활용, 경기회복 물꼬트자

최낙균 최근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경기회복의 물꼬를 어떻게 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소비와 투자의 획기적인 증대가 어렵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개방을 통해 국내제도를 선진화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길밖에는 없다. 주요 FTA로 꼽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 아세안, 중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스) 등이 무역 및 투자 확대를 통해 역내 회원국의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된다.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FTA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사실 자체가 FTA의 경제적 효과가 긍정적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소극적 FTA 추진전략에서 벗어나 주요국들과 동시다발적인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아세안,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캐나다 등과 활발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인도,멕시코,중남미공동시장,러시아와는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FTA 추진을 구조조정 촉진과 국제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FTA는 기본적으로 양국 간 관세를 철폐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양질의 생필품을 보다 낮은 가격에 소비할 수 있으므로 전반적인 실질소득 및 후생의 증가를 가져다준다. 또한 우리 경제의 개혁 및 개방 지속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줌으로써 국제민간기관의 신용평가나 경쟁력 평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크기 때문에 주요 수출대상국의 무역 및 투자장벽이 철폐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진 중인 일본, 아세안과의 FTA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을 1.6~3.0%포인트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교역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캐나다와의 FTA도 0.4%포인트 정도의 GDP 효과가 기대된다. 세계 주요국의 FTA 성과를 분석해보면 회원국의 구성, FTA의 유형과 내용 등에 따라서 효과가 두드러진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교훈삼아 우리나라는 다음과 같은 중요 사항들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첫째, 경제규모가 크고 우리와 산업구조의 보완성이 높은 국가와의 FTA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교육 의료 시청각 등 일부 서비스산업의 경우 제조업에 비해 개방의 정도가 상당히 뒤처져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서비스산업의 발전과 효율화가 필요하나 이에 대한 국내 해당 산업의 반대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국내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으로서 FTA를 활용할 수 있다. 둘째, 품목별 양허안 및 업종별 해외시장 진출방안을 마련할 때 국내업계와 관련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함으로써 질적으로 충실한 FTA가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FTA는 예외부문을 가급적 최소화하는 포괄적 FTA가 되도록 해야 하며, 경쟁력이 있는 품목의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될 수 있는 쪽으로 협상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에 미칠 충격과 보완대책 등에 대해선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취약부문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 특별 세이프가드제도의 도입 및 운영,엄격한 원산지 규정의 제정 등 세부분야별 협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넷째, FTA 이후의 국내산업구조 및 산업경쟁력 변화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서둘러야 한다. 국내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일회적 처방이 아닌,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및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FTA는 경제효율성 제고,해외수출시장 확보, 국내제도 선진화 등 다양한 목적 하에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선택이다. 우리는 최근의 경기침체 국면을 조기에 극복하는 동시에 투명하고 효율적인 선진경제로의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 FTA 전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