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그룹주 '화려한 부활' ‥ 10개 상장사 시가총액 5배 껑충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옛 대우그룹 계열 상장회사들의 '화려한 부활'이 새삼 증권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옛 대우계열사들은 엄청난 공적자금 투입과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가 업종 대표주로 재기,기업 가치도 크게 높아진 상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던 1999년 10월 당시 2조2692억원에 불과했던 옛 대우계열 10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3일 현재 11조8000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거래소시장 시가총액의 증가분(1.6배)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기업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대우조선의 부활이 좋은 예다. 당시 시가총액 8716억원이었던 대우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로 분할됐다. 현재 대우조선(4조192억원)과 두산인프라코어(1조3604억원)의 시가총액 합계는 5조3796억원으로 옛 대우중공업의 6.1배 수준으로 커졌다. ㈜대우(당시 1982억원) 역시 무역과 건설 부문이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로 분리된 뒤 경영 실적이 좋아지면서 양사를 합친 시가총액이 3조9179억원으로 약 20배 급증했다. 쌍용차 역시 당시 시가총액은 1246억원에 그쳤으나 현재 8093억원으로 늘어났다. 쌍용차는 최근 중국 상하이기차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다만 한국전기초자는 스타 경영인으로 부상했던 서두칠 전 사장이 그만두면서 'CEO(최고경영자)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등 4390억원이던 시가총액이 3737억원으로 줄었고 대우전자부품(현 파츠닉)도 237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감소했다. 구조조정에 성공한 옛 대우 계열사는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합지수(KRX100지수)에도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 두산인프라코어 전기초자 등 5개사가 편입돼 있는 상태다. 이채원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옛 대우계열사는 시장지배력이 강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았지만 무리한 차입 경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좋아지면서 기업 가치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대부분의 옛 대우계열사 밸류에이션(펀더멘털 대비 주가 수준)은 그리 비싼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인수·합병(M&A)이 완료되면 다시 한차례 주가가 도약하는 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