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 골프장 개장 '2라운드'

1년 이상 미개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난지도 골프장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공단은 난지도 골프장의 체육시설업 등록을 받아들여 대중 골프장으로 개장할 수 있게 해달라는 반면 서울시는 영리목적의 체육시설업 등록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공단은 7일 오전 같은 시간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장 시설물의 '무조건 기부채납'과 '등록 조건부 기부채납' 논리를 내세우며 법리 공방을 펼쳤다. 공단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체육시설업 등록과 동시에 난지도 골프장 시설일체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겠다"며 "즉시 등록 후 골프장을 개장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했다. 서울시와 마포구를 상대로 제기했던 조례무효 확인소송과 등록거부취소 청구소송에서 공단측이 최근 잇따라 승소한 만큼 서울시가 골프장 체육시설업 등록을 받아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소식을 접한 서울시도 기자회견을 자청, "난지도 골프장이 문을 열지 못하는 이유는 '준공 즉시 기부채납' 의무를 체육공단이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단은 조건 없이 개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시는 "서민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토지 등 1468억원을 투자했고 연간 토지사용료 28억원도 면제해 줬다"며 "공단이 영리 목적의 체육시설업 등록을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마지막 카드로 '공단측에 건설·투자비를 보상해 주고 협약을 해지한 뒤 골프장을 강제수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2003년 3월 투자자로 선정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4월 146억원을 투입,9홀 규모의 난지도 골프장을 완공했다. 옛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활용해 만든 생태공원 내에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