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통해야 세계서 통한다" .. 수입차 잇단 데뷔준비

세계 7위 자동차 메이커인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앵' 그룹은 내년 하반기 중 시트로앵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기로 했다. 시트로앵은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이 서유럽에 집중될 정도로 아직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용은 갖추지 못한 상태.하지만 한국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와 같은 계열인 푸조의 상승세 등을 감안해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 닛산은 다음달 '인피니티' 브랜드를 한국에 선보인다. 북미 시장용으로 개발한 인피니티가 북미 이외 지역에 진출하기는 한국이 처음.일본 국내에도 내놓지 않은 브랜드다. 한국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새로운 '테스트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미국 유럽 일본과 달리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국에서는 메이커들이 얼마나 효과적인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을 뒤바꿀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한국은 연 100만대가 넘는 커다란 시장이어서 글로벌 메이커들이 각종 마케팅 전략을 시험해 보기에 더 없이 좋은 무대가 되고 있다. 닛산은 다음달 문을 여는 6층짜리 강남 전시장을 '스카이 숍'이란 획기적인 컨셉트로 꾸미고 있다. 1층을 호텔 로비처럼 커피숍과 휴식 공간으로 단장하고,전시 차량은 5~6층에 들여놓는 형태다. 닛산은 '스카이 숍'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앞으로 세계 곳곳에 세울 인피니티 전시장의 기본 모델로 삼기로 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한국 수입차 고객은 경제력뿐 아니라 자동차에 대한 감각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본사의 판단"이라며 "한국 고객이 만족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통한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연이어 시도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메이커들이 잇달아 주력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데뷔시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올 들어서만 BMW(뉴 3시리즈),PSA푸조-시트로앵(푸조 407HDi),랜드로버(디스커버리3),볼보(XC90 V8),폭스바겐(뉴 파사트),아우디(RS4) 등이 주력 모델을 중국과 일본에 앞서 한국에 선보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테스트 마켓인 한국에서의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해당 모델을 주변국에 론칭할 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