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케이블TV 사업자, 통신시장 진출 잰걸음

케이블TV사업자(SO)들이 통신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기본이 됐고 내년 1월에는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3년쯤 후엔 홈네트워크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T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통신사업자들과의 대결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반면 유선통신사업자들이 추진하는 인터넷 기반의 방송(IP-TV)은 방송위원회의 저지로 시범 서비스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업자의 통신시장 진출은 수월한 데 비해 통신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출은 더디기만 하다. ○케이블사업자의 트리플 서비스 전국 106개 SO들의 모임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3회 케이블 방송 장비 전시회'를 열고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를 시연했다. TPS는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를 하나의 케이블과 셋톱박스에 연결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협회는 전국 1300만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TPS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달 중 인터넷전화 회사를 설립하고 오는 9월 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 면허를 신청하기로 했다. 또 사업 면허를 받고 나면 내년 1월부터 인터넷전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내년 1월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TPS 시대가 열린다"며 "TPS를 바탕으로 2008년께는 홈네트워크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늦어지는 IP-TV 시범사업 KT와 하나로텔레콤의 인터넷방송 사업은 진척이 없다. KT는 2003년부터 인터넷방송 인터넷화상전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IP-미디어사업'을 추진해왔다. 서울 우면동에 방송시스템을 갖춰 놓고 오는 9월 '메가TV'(가칭)라는 IP-TV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IP-TV 시범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키로 한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아직도 주도권 다툼을 계속하고 있어 상용화 시기는 불투명하다. 지난 3일 정통부와 방송위 간부들이 모인 멀티미디어정책협의회에서 방송위는 'IP-TV 시범사업이 정통부의 광대역통합망(BcN)사업의 일부로 포함되어선 안된다'며 사실상 공동 시범사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평성 등 정책판단이 변수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의 상대 시장 진출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케이블TV를 본업으로 하는 SO들이 초고속인터넷에 이어 인터넷전화 시장까지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선통신사업자의 방송업 진출을 막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O들의 인터넷전화 사업 진출 시기와 통신사업자의 IP-TV 서비스 상용화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사업 허가는 규정에 따라 이뤄지지만 필요할 경우 정책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