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철근가공 사업' 논란

GS건설(옛 LG건설)이 최근 철근을 건설현장 수요에 맞게 공장에서 가공,공급하는 사업에 진출해 중소 철근가공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철근가공업은 철근을 수요자에 맞춰 자르고 구부리는 일을 하는 업종을 말한다. 중소 철근가공업체들의 연합체인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유제철)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GS건설의 철근 가공 사업 추진으로 중소업체들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GS건설에 사업철회를 요구했다. 유제철 이사장은 "철근가공은 소규모 자본투자로 생산이 가능한 중소기업형 전문업종으로 지난 10여년간 중소업체들이 힘들게 개척한 분야"라며 "대기업인 GS건설이 이 사업에 참여하면 기존의 90여개 중소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대기업들의 연쇄 참여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중소기업청에 GS건설에 대한 사업조정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나 청와대 탄원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철근가공 및 설치 판매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으며 경기도 시화공단과 마산 칠서공단 내에 각각 연산 21만t,7만t 규모의 철근가공공장을 건설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철근가공사업 진출에 대해 "연간 34만t에 달하는 자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며 "가공 물량은 전부 자사 건설현장에서 소화되기 때문에 영세업체들과 시장에서 경쟁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현장에 적기에 철근을 공급하고 불량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을 철회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철근가공업조합측은 "그동안 GS건설 현장에는 하도급 건설업체를 통해 중소업체들이 철근을 공급해 왔다"며 "GS건설이 연산 28만t을 자체 공급하면 그만큼 중소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들게 돼 타격이 크다"고 반박했다. 조합측은 "GS건설이 사업을 본격화하면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잇따라 뛰어들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중소업체들은 문 닫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