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거래소 이사장 예우 논쟁

통합증권선물거래소가 출범한 이후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의 '예우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어 왔다.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장관급' 이사장이기 때문에 다른 증권 유관기관의 장보다는 '한 끗발' 위로 대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증권선물거래소가 다른 증권 유관기관의 상급 기관이 아닌 만큼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 같은 예우 논쟁은 이 이사장이 받는 연봉을 놓고도 얼마 전 한차례 불붙었다. 결국 거래소 이사장 밑의 본부장이 다른 증권 유관기관장 수준의 연봉을 받는 선에서 일단락됐지만 업계에서는 거래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9일 금융당국과 전 증권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투자자교육협의회가 출범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이 이사장에 대한 '예우'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이사장이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과 함께 나란히 공동 의장을 맡고 다른 유관기관의 장들은 회원이 됐기 때문이다. 본래 투자자교육협의회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제안으로 증권업협회 등 업계가 주도해 투자자 교육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예산의 절반을 협회가 내고 사무국도 협회 내에 구성했다. 물론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전산 증권예탁원 자산운용협회 등 관련 기관들도 일부 자금을 부담한다. 그런데 조직 구성을 놓고 이견이 생겼다. 거래소측에서는 장관급 이사장이 '한 끗발' 아래인 다른 유관기관장과 나란히 회원으로만 참여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른 유관기관들의 불만이 없을 리 만무하지만 결국 '예우론'을 받아들여 이 이사장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출범부터 뒷말이 많은데 업무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이 이사장이 너무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얘기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우는 남이 해주는 것이지 자기가 억지로 받으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자꾸 이런 문제로 업계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 더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김태완 증권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