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비웃는 주가 ‥ 증권사 적정주가 산정 곤혹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매수 추천한 목표주가가 주가를 밑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가가 급등해 목표가를 추월하자 증권사들도 뒤늦게 투자의견이나 목표가를 조정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조정작업마저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목표가가 주가보다 낮은 데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증권사 목표주가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곤란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분석보고서를 참고하더라도 목표주가보다는 투자의견과 향후 실적 전망치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가는 주가,뒤좇는 목표가 최근 한화증권은 셋톱박스 업체인 휴맥스의 목표가를 1만1000원에서 1만56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매수로 바꿨다. 하지만 휴맥스의 주가는 이미 17일 전에 1만1000원대를 상향 돌파했다. 증권사 리포트가 뒤늦게 주가를 쫓아간 셈이다. 같은 날 하나증권은 피앤텔의 목표가를 76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렸지만 이 역시 이미 주가가 7600원대를 넘어선 다음이었다. 종목별로 최근 한 달여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이처럼 기존 증권사의 목표가를 훌쩍 뛰어넘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 중 상당수가 목표가 도달 이후에야 목표가를 올리거나 투자의견을 재조정하고 있다. 9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서울반도체 휴맥스 네오위즈 포스데이타 파인디앤씨 다음 엠파스 SBSi 등 8개 종목은 증권사 목표가 평균치가 현 주가보다도 낮은 상태다. 네오위즈의 경우 목표가가 2만1656원으로 9일 종가인 2만4750원보다 12.5% 낮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투자의견은 다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분석 증권사 중 10곳이 매수나 보유 의견을 냈지만 이 중 절반은 목표주가가 주가보다 낮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포스데이타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2만2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 회사의 9일 종가는 2만6200원. 현 주가보다 16.0%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라고 권유한 셈이다. ◆변동성 큰 장세에선 목표가 맹신 금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 데다 테마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적정주가 산정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네오위즈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종목이다. 과열경고를 내고 있지만 주가는 이를 비웃는 양상이다. 지난 5월 이후 3곳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지만 9일 종가는 이마저도 모두 뛰어넘어 버렸다. 한 시황 애널리스트는 "변동성 높은 장에서는 목표가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며 "오히려 투자의견이나 향후 실적 전망치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모멘텀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