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당분간 상승" vs "랠리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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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뉴욕 증시는 주목을 끌 만한 뉴스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9일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유가는 한때 배럴당 54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10일 다우지수는 0.1% 올라 10,512.63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0.7% 내려 2063으로 마감했다.
주간 단위론 다우가 0.5% 오른 반면 나스닥은 0.4% 내렸다.
뒤섞인 호·악재 속에서 주가가 방향을 찾지 못한 것은 그만큼 주식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낙관론자들은 4월 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한 주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후반 이후 다우는 5%,나스닥은 10% 이상 오른 상태다.
근거는 경제 회복세다.
이들은 미국 경제가 합리적으로 탄탄한 바탕 위에 서 있다고 평가한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에 고무돼 있다.
비관론자들은 다르다.
그들은 상승 랠리는 이미 주춤거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FRB가 당분간 금리 인상을 지속할 예정이고 그것이 기업 수익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FRB의 다음 회의는 6월29~30일이다.
예전처럼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월 무역적자가 559억6000만달러로 늘어났고 유가가 한때 54달러 이상으로 올랐지만 주가를 끌어내리는 힘은 크지 않았다.
다행스럽게 유가는 10일 전날보다 74센트 떨어진 53.54달러를 기록,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투자회사 런던 컴퍼니의 스티픈 구다드는 "앞으로도 기업들의 인수합병 소식이 날아들고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들도 있겠지만 매출이나 수익이 크게 늘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어느 한쪽으로 올라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개별적으론 GM 주가가 관심을 끌었다.
인력을 2만5000명 줄인다는 소식이 주가에는 호재였다.
게다가 투자자인 커크 커코리안이 당초 계획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지분율을 7.2%로 늘렸고,구조조정을 위해 회사와 노조가 합의할 것이라는 뉴스도 나와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번 주도 방향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경기회복 강도나 인플레이션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우선 15일 뉴욕연준이 뉴욕지역 제조업 동향을 알 수 있는 6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를 발표한다.
같은 날 5월 산업생산 지표도 나오기 때문에 제조업의 활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주택시장의 거품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5월 신규주택착공지수는 16일 발표된다.
5월 도소매 물가도 예정돼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