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패선은 블랙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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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2000년대 들어 화려한 컬러에 밀렸던 검은색 패션이 올 가을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2,3월 밀라노와 파리에서 열렸던 패션쇼 무대를 '블랙 컬러'가 주도한 데 이어 프라다나 샤넬도 최근 패션쇼에서 검은색 작품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의류 소매업체들은 칵테일 드레스에서부터 맞춤 코트에 이르기까지 검은색 의류를 대거 주문하고 있다.
고급품의 대명사격인 니먼 마르크스 그룹의 패션 담당 조안 캐너는 "올 가을 시장을 겨냥해 검은색 이브닝 드레스를 작년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저가 매장인 갭,바나나 리퍼블릭,앤 테일러 등에는 이미 검은색 드레스와 재킷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남성용 검은색 셔츠도 올 들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셔츠 전문그룹인 필립스 밴 호이젠의 앨런 서킨 부회장은 "검은색 셔츠의 인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검은색 패션 바람이 부는 것은 3~4년 만에 찾아오는 패션 사이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4년간 패션을 주도해왔던 컬러에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싫증이 난 상태에서 의류업계가 판매 확대를 위해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 했고 그 결과 왕년에 유행했던 검은색을 새롭게 되살려냈다는 것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올 들어 새롭게 유행을 타는 검은색 패션은 과거의 검은색 패션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파리 모드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파멜라 골빈은 "새 검은색 패션의 특징은 옷감과 디자인의 균형"이라며 "디자이너들은 솜씨와 기술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