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 추격 '만만찮네' .. 건조능력 대폭 확충 한국 위협


중국 조선업계의 맹추격에 국내 조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가 세계 최대를 목표로 건조설비를 대거 확충하고 있는 데다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까지 수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선박공업공사(CSSC)는 오는 2015년까지 연산 800만DWT의 건조능력을 보유한다는 계획에 따라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현재 건조능력인 670만DWT를 능가하는 규모다.


CSSC는 이를 위해 산하 조선소들의 설비확장에 돌입했다. 이 중 지앙난 조선소는 총 36억달러를 투입,현재 85만DWT인 건조능력을 2010년에 450만DWT으로 늘리기로 했다. CSSC는 2단계로 또 다른 산하 조선소인 후동중화,상하이외고교 조선소의 규모도 대폭 확충키로 했다.


중국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선박 건조량은 855만DWT로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14%였다. 한국은 38%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단순히 선박 건조량 비중만 따지면 중국은 아직 한국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까지 수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데 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 시장은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가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중국의 낵스(NACKS) 조선소는 4월 말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지난 2001년 처음으로 5446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면서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시장에 뛰어든 조선사로서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셈이다. 전세계에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곳은 이 조선사를 제외하면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중국은 또 LNG선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후동중화조선소의 경우 지난해 광동 LNG프로젝트용 LNG선을 3척 수주했다. 2001년 한국에 LNG선 건조기술을 달라고 요청하다가 좌절되자 프랑스 등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수입,LNG선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의 이 같은 추격은 향후 대규모 증설에 힘입어 더욱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국은 '자국선박,자국건조'라는 기치 아래 자국 조선업체들에 풍부한 물량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값싼 임금과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 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대형선박을 건조하다보니 생산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면서 "신대련조선소의 경우 중국의 차이나시핑그룹에서 수주한 초대형 유조선(VLCC) 중 2호선의 납기를 5개월이나 단축시켰다"고 전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증설이 완료되는 오는 2010년이나 2015년부터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