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그랜저 .. 부드럽고 세련된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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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전부터 사전 예약 주문이 쇄도해 대형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신형 그랜저(이하 그랜저)를 만났다.
그랜저는 첫인상부터 예상을 뒤엎었다.
이전 모델인 그랜저XG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XG를 비롯한 이전의 그랜저에 비해 한결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가 느껴졌다.
그랜저는 우선 엔진을 비롯한 외관 디자인과 사양들이 XG와는 달랐다.
가운데 부분이 살짝 처진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는 품격을 더해줬다.
사이드 디자인은 매끄럽고 유연한 볼륨감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이전 세대의 '중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첨단 신기술을 적용한 각종 편의 사양과 안전 장치들도 그랜저의 성능을 돋보이게 해줬다.
스마트키 시스템을 채택,스마트키를 몸에 지닌 채 차량에 다가서자 도어 개폐장치가 자동 인식해 열쇠를 꽂지 않아도 손잡이만 당기자 차문이 열렸다.
차에 올라타니 터치스크린 방식의 AV시스템과 잘 정돈된 공조시스템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운전자가 주행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배려한 노력이 엿보였다.
시동을 걸 때도 키를 꽂을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운전대 밑의 레버를 돌리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렸다.
정지 상태에선 엔진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다.
출발부터 조용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엔진에 부착되는 에어컨과 워터펌프 등의 부품을 1개의 벨트로 구동시켜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요철을 지날 때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고 자세 복원이 빨랐다.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미끄러지듯 내달린다.
순식간에 100km를 넘어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8.1초라고 했다.
시속 180km에서도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감을 갖추고 있었다.
고속으로 코너링할 때도 흔들림과 차체 쏠림 현상이 적었다.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차량의 자세를 제어해준다는 첨단 자세제어장치(Vehicle Dynamic Control) 덕분이다.
주행을 마치고 주차하기 위해 후진 기어를 넣었다.
리어뷰 미러가 자동으로 아래쪽으로 향해 주차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해줬다.
모니터가 차의 후방을 녹색 황색 적색의 안내선으로 알려줘 안전하고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이번 4세대 그랜저는 대형차 시장에서 한국이 대표 모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수입차와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의 품질을 지니고 있어 "북미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현대차의 설명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