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 전략 바꾼다


삼성이 중국 사업 전략을 ‘시장확대’에서 ‘위기경영’으로 확 바꾼다.


삼성은 13,14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에서 박근희 삼성 중국본사 사장 주재로 ‘중국지역 전략회의’를 열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 △시나리오 경영체제 확립 △고객만족 경영 심화 △인재·기술 확보 △그룹경영 시너지 강화 등 5대 전략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등 18개 삼성 관계사의 법인장 등 1백10명이 참석,내실경영을 다지고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는데 중국사업 신전략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01년 11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상하이 전자 사장단 회의’를 통해 ‘생산기지’ 차원에서 진출했던 대(對)중국 사업을 ‘전략시장’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한 뒤 추진해온 전략과 성과를 점검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 대비한 경영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은 중국 법인들의 매출 규모를 2003년 165억달러에서 지난해 240억달러로 1년간 45%나 늘렸으나 올해는 '내실 경영'을 내걸어 250억달러 수준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속도를 조절하면서 생존 능력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의 이 같은 전략 수정은 원자재 가격상승과 제품가격 인하 경쟁 등으로 외자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중국 사업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시장의 경우 중국 정부의 새 인·허가 정책으로 촹웨이 등 7개 중국 내외 기업이 신규 진출하는 등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의 외자기업에 대한 노조 설립 요구와 세무조사 강화를 비롯해 인건비 상승,위안화 변동 가능성,전력난 등 경영환경 악화 요인이 불어나고 있다.


박근희 사장은 "중국에서 삼성이 일류 브랜드로 성장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 매김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 내실을 다져 프리미엄 브랜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영력을 제조 영업 디자인 연구개발 등에 집중,제품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질적 차별화를 꾀한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마련했다는 것.
박 사장은 "중국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 이미지를 쌓는 데 심혈을 기울여 '형제애(Brotherhood)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며 "악수가 아닌 포옹을 받는 중국 기업으로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삼성그룹 전체 해외매출 비중의 22%를 차지,미국(25%) 유럽(24%)에 이어 삼성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았다.


삼성은 2002년부터 전세계를 미주 구주 중국 동남아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해마다 해외 현지에서 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