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악재 꽁초' 끄고 급등 ‥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
입력
수정
KT&G가 담배가격 인상 가능성 등 각종 악재를 뚫고 신고가를 경신해 주목된다.
KT&G는 14일 1.73% 상승한 3만8150원에 마감됐다.
장중 3만8600원까지 뛰어 올랐는 데 이는 52주(1년) 신고가다.
이달 초 3만5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9% 상승한 것이다.
정부로부터 각종 규제를 받고 있어 장기 성장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주가 상승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올초 담뱃값을 올렸지만 조만간 담뱃값을 더 올릴 예정이다.
당초 7월로 예정됐던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발의절차 지연으로 사실상 어려워졌지만,백지화된 게 아니라 시기만 지연된 상태다.
이는 향후 이 회사 주가에 계속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고배당 정책 등 주주중시 경영과 국제적으로 동종업체 대비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악재를 억누르고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향후 3년간 연평균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금 증가율이 이 회사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서구에서 합법화된 마리화나같은 대체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담배가격이 인상되더라도 KT&G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장기 실적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이 회사가 주주에게 약속한 고배당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적인 측면에서 KT&G의 밸류에이션(펀더멘털 대비 주가수준)이 낮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다.
백운목 대우증권 팀장은 "KT&G는 필립모리스 등 세계적 업체는 물론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담배업체보다도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이 회사와 규모가 비슷한 인도네시아 담배업체인 구당가람과 HM삼포에나 등은 영업이익률이 14~18%임에도 PER(주가수익비율)가 12~16배이지만,KT&G는 영업이익률이 33%에 달하는데도 PER가 10배 수준이다.
인도의 아이티시란 담배회사는 영업이익률이 35%로 KT&G와 비슷하지만 PER는 15배에 달하고 있다.
백운목 팀장은 "지분율이 62%에 달하는 외국인이 이 같은 상대적 저평가와 주주중시 경영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주가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희 연구원은 "KT&G는 최근 반등으로 단기적인 주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