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지금 받아야 하나" 문의 빗발..주택담보 비율 40%로 축소 검토

정부가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축소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은행 창구에는 "대출 한도가 언제부터 줄어드느냐""대출을 서둘러 받는 게 좋은가" 등의 고객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LTV를 축소하면 투기적 주택 수요를 억누르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자금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신중한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4억원짜리 아파트의 실제 대출 가능액은 1억3600만원 은행은 현재 투기지역(서울 분당 등)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LTV 40%를 적용하고 있다. 집값의 40%까지만 대출해준다는 것이다. 다만 대출 만기가 10년 이상인 경우에 한해 LTV를 60%까지 허용해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10년 이상 대출에 대해서도 LTV를 40%로 낮추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대출 가능금액은 35%가량 감소한다. 예를 들면 시세 4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LTV 60%를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2억4000만원이다. 여기에서 소액임차보증금(방 3개 기준) 2400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대출 가능액은 2억1600만원이다. 반면 LTV를 40%로 낮추면 대출 한도는 1억6000만원으로 줄어들고 여기서 소액임차보증금 2400만원을 제하면 실제 대출 가능액은 1억3600만원으로 축소된다. 결국 LTV를 20% 축소함으로써 4억원짜리 아파트 담보대출 한도는 8000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아파트 시세가 높을수록 대출금액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든다. 가령 10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는 LTV 60%를 적용하면 5억7600만원을 빌릴 수 있지만 40% 적용시에는 3억7600만원으로 2억원 감소한다. 대형 아파트일수록 LTV 축소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는 셈.정부가 LTV 축소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TV 축소는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게 바람직 현재 서울지역에서 강남 강동 송파 서초 마포 영등포 용산 은평 금천 양천 동작 등 11개 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지역에서는 10년 미만 대출은 LTV 40%,10년 이상 대출은 60%를 적용받고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최근의 아파트가격 폭등세는 강남 분당 용인 등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면서 "모든 지역에서 LTV를 일률적으로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LTV를 조정하는 게 바람직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는 고객은 일정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 대부분"이라면 "LTV 축소가 엉뚱하게 일반 직장인의 주택 마련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서민층 수요가 높은 2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LTV를 60%에서 40%로 축소하면 대출가능 금액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60% 적용시 대출 한도 1억2000만원에서 소액임차보증금 2400만원을 제외한 9600만원을 빌릴 수 있지만 40%로 떨어지면 5600만원으로 확 줄어든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