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1000P 재탈환] "네자릿수 시대 안착 가능성 높다"

증시환경 자체가 그렇게 변하고 있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우량주는 수요증가로 씨앗이 말라가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착착 진행되면서 해외경기가 국내경기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시장의 글로벌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의 발언 이후 강세를 보인 세계증시와 국내증시 간 동조화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하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까지 더해져 지수는 10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유동성,수급,해외경기,원·달러 환율상승,주가 저평가 등 5가지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종합주가지수는 1000을 다시 뛰어넘은 것이다. ○시장체질이 달라졌다=국내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89년,94년,99년 세 차례다. 하지만 모두 1000선 안착에 실패했다. 첫 번째인 지난 89년에는 불과 '4일천하'로 끝났다. 94년과 99년에도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내려왔다. 더욱이 한번 1000선에서 밀리면 2~5년간 1000을 쳐다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500선 밑으로 떨어지는 쓴맛도 봤다. 하지만 올해 두 차례의 1000선 돌파는 과거와 패러다임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다. 과거 세 차례는 선거판의 바람과 같은 일시적 열풍이 지수를 밀어올렸었다. 89년에는 3저호황의 끝자락에서 잠깐 봄바람이 불었었다. 94년에는 반도체 신화에 기댔었고,지난 99년에는 IT(정보기술)붐과 IMF 탈출이라는 사건이 시장을 이끌었다. 올해 1000선을 돌파한 원동력은 이 같은 이벤트가 아니다. 시장의 펀더멘털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적립식펀드로는 돈이 꾸준히 들어오는 데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안팎으로 중국 상장기업(10.6배)보다 낮다. 쉽게 말해 시장에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싼 물건은 넘쳐난다는 말이다. ○1000 굳히기 시동걸렸다=시장환경은 호·악재가 섞여 있다. 미국의 경기에서 회복신호가 나오는 것이나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증시로서는 호재다.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정부가 차단하면 결국 돈은 증시로 올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멈추고 안정적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반면 경기가 쉽사리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특히 IT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부침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수가 상승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소장은 "1000선 안착에 IT경기의 회복여부가 단기적으로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유동성을 앞세운 시장은 경기 침체속에서도 1000 굳히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