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업계, 2대악재 '비상' .. 텅스텐 값 급등·美 반덤핑 조사


국내 공구업계가 최근 주요 원자재인 텅스텐가격 급등,미국의 한국공구업체 반덤핑조사 개시 등 ‘중국발 2대 악재’로 비상에 걸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초경합금공구의 원자재로 쓰이는 텅스텐의 국내 공급가격이 지난 4월 ㎏당 2만원대에서 3만2천~3천원대로 60% 이상 껑충 뛰었다.
이는 텅스텐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이 자체 수요가 늘어 수출물량을 조절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 시세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다이아몬드절삭공구 덤핑수출 혐의로 중국 39개사와 함께 한국 9개사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지난 13일 개시했다.


매년 가격을 낮춰 저가품을 미국에 수출해온 중국업체들에 대한 미 업체들의 견제가 한국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공구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발 2대 악재'가 불황에도 매년 10% 이상 성장해온 국내 공구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 텅스텐 직수입 추진


텅스텐은 초경합금 공구 원자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 다이아몬드공구에도 일부 쓰인다. 공구업계에서는 텅스텐 가격이 현재 ㎏당 3만2000원대에서 최고 5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구조합 관계자는 "국제시장에서 중국이 텅스텐을 자원무기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가수요까지 붙은 데다 실제로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국제 시세가 최근 1년 사이에 세 배 이상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초경합금공구에서 텅스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50%를 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구조합은 텅스텐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북한 텅스텐을 직수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합측은 "북한 텅스텐 직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광업진흥공사와 통일부 등을 통해 알아본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반덤핑 제소' 공동 대응


미국은 국내 다이아몬드 공구업체들의 최대 수출국이다. 공구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총 수출액 1억9131만달러 가운데 미국 수출 비중이 33%에 달한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이번 반덤핑조사가 향후 미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예비판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다이아몬드공구 생산업체연합은 지난달 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상무부에 중국과 한국 업체들을 덤핑수출 혐의로 제소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13일 조사를 개시했다. 예비판정은 오는 10월께 나온다.


제소당한 공구업체들은 중국과 함께 덤핑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공구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품은 중국 제품에 비해 동일 품목의 가격이 세 배 이상 비싸고 지난 3년간 제품단가를 계속 올려 왔다"며 "저가전략을 쓰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 동일한 취급을 받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구업체들은 공구조합을 통해 공동 대응하는 한편 산업자원부 등 과도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는 최근 열린 제2차 한·미 통상현안 분기별 점검회의에서 공정한 조사가 진행되도록 미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