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기획 일본서 제작 ‥ 영화수출 새모델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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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사가 기획하고 한·일양국이 공동투자해 일본에서 제작하는 영화가 처음으로 나온다.
미로비전(대표 채희승)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공포영화 '로프트'(사진)를 일본에서 제작해 올 가을께부터 세계시장에 배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영화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각본을 쓰고 일본 배우와 스태프들을 기용해 일본에서 제작되고 있지만 미로비전이 기획단계부터 개입,개발비를 부담해 일본을 제외한 세계시장 판권을 갖고 있다.
순제작비 20억원 중 미로비전이 40%, 일본 니혼TV 등이 60%를 각각 투자했고 세계시장 배급수익은 양측이 투자 비율대로 나누는 조건이다.
이 같은 제작방식은 일본영화 제작비가 국내보다 낮지만 시장규모는 훨씬 크다는 점에서 한국영화 해외시장 진출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도플갱어''강령''큐어' 등으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일본 중진감독이다.
여류작가가 고고학자의 집에서 미라들로부터 겪는 공포를 그린 '로프트'에는 '역도산'과 일본영화 '전철남' 등에 출연한 나카타니 미키와 '러브레터'의 도요카와 에쓰시 등 인기배우들이 주연했다.
녹음 편집 등 후반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영화는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명성에 힘입어 이미 대만 필리핀 등 5개국에 사전 수출됐다.
채희승 대표는 "미로비전이 상당한 해외시장 배급력을 갖고 있는데다 한국제작자들이 일본보다 감독에게 재량권을 많이 주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일본 감독들이 합작을 문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