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 전사' US오픈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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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인내심의 승리였다.
세계 골프대회 중 코스세팅을 가장 어렵게 한다는 2005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25만달러)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피가 섞인 마이클 캠벨(36)이 우승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캠벨의 우승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변'이었고,'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0·미국)의 막판 추격을 뿌리친 것이어서 더욱 빛났다.
캠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리조트 넘버2코스(파70·길이 721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1언더파를 쳐 4라운드 합계 이븐파 280타로 우승했다.
똑같이 1언더파를 친 우즈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린,생애 첫 메이저 정상등극이다.
93년 프로가 된 캠벨은 95년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 '반짝 선두'에 올라 팬들의 기억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선수.유럽PGA투어에서는 6승을 올렸지만 미PGA투어에서는 한 번도 우승이 없다가 이번에 메이저대회에서 첫승을 거두며 '제2의 골프인생'을 맞게 됐다.
우승상금은 117만달러(약 12억원).캠벨은 63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왼손잡이' 봅 찰스에 이어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두 번째 뉴질랜드인이 됐다.
레티프 구센(36·남아공)에게 4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캠벨은 구센이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중반부터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고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우즈의 막판 추격까지 뿌리쳤다.
우즈는 세계랭킹 1위를 지켰지만,'그랜드슬램' 도전은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최경주(35·나이키골프)는 합계 9오버파 289타로 공동 15위를 차지했다.
2001년 이 대회에 출전한 이후 최고성적이다.
최경주는 공동 15위까지 주는 내년 대회 출전권도 받았다.
상금은 8만8120달러(약 9000만원).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