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즘 화두는 '4ㆍ3ㆍ3'


중국에선 요즘 ‘4·3·3’이 화두다.


인력 물 에너지 토지 등의 부족을 뜻하는 ‘4황(荒)’과 지방정부 국유은행 국유기업 간에 철처럼 단단히 연결돼있는 3각 부패 고리인 ‘테산쟈오(鐵三角)’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도시와 농촌 사이의 중소도시를 의미하는 ‘제3의 중국’은 뜨고 있는 현실을 풍자한 말이다.
앞의 두 개가 중국 고성장의 그림자인 반면 뒤의 것은 그 핵심에 있다.


4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민공황(民工荒·농촌 출신 도시노동자 부족)으로 표현되는 인력 부족이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지만,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남부 광둥성의 8개 도시에서만 100만명의 근로자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인력 부족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전시가 경제특구의 최저임금을 중국 최고 수준인 월 690위안(약 8만6000원)으로 13.1% 인상,7월부터 적용키로 한 게 대표적이다.


물 부족도 심각하다. 전국 660개 도시 중 400곳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수자원의 지역 편차에다 마구잡이 개발에 따른 오·폐수 방출,폐수처리 시설 낙후 등이 겹친 결과다.


사정이 이러니 전력 석유 석탄 등 에너지 부족은 오히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올해 중국 전체의 77%에 달하는 24개 성과 시에서 제한 송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 경제구조 탓이 크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경제의 4%를 차지하지만 시멘트 소비 비중은 40%,철강 소비는 27%,알루미늄도 25%에 이른다. 석유는 1인당 보유량이 세계 평균의 11%에 불과하며 천연가스는 4.5%다.


토지 부족은 기후와 무분별한 개발에 기인한다.
한반도의 43배인 중국 국토의 30% 이상은 사막이다.


매년 1만㎢의 땅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맹목적인 개발은 1인당 경지면적을 세계 평균의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톄산자오는 중국 고성장에서 독버섯 같은 존재다. 중국 정부는 경기 과열 진정 차원에서 이 3각 부패 고리를 끊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세수 확대와 좋은 경제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에 국유은행과 손잡고 대출 특혜에 나서고,토지를 헐값에 제공해 기업 비용을 낮추고 있는 것이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영 기업까지 부패 고리에 합세하는 분위기여서 중국 당국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제3의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등 10여개 대도시와 농촌 사이의 중소도시를 일컫는 중국 언론의 '신조어'로 고성장의 풍요를 대변하는 상징이다. 4억명의 전체 도시 인구 중 90%가 이곳에 거주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대도시에 비해 이웃관계가 끈끈하고,농촌보다 할인점 병원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중국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시사주간지 신문주간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시나닷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곳에 거주하는 네티즌 중 3분의 2는 업무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다. 또 절반 이상은 5년 후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으며,80% 이상은 성생활에도 만족감을 표시해 대도시보다 평가가 좋았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