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불가리아' 못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간의 요구르트 제품명(불가리스 vs 불가리아)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에서 남양유업이 승소했다. 이에 따라 매일유업은 '불가리아'라는 제품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이태운 부장판사)는 21일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을 상대로 낸 부정 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매일유업은 자사 제품에 '불가리아'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렸다. 매일유업은 통상 3일 뒤 송달되는 결정문을 받는 대로 '불가리아'라는 이름이 붙은 요구르트를 판매할 수 없으며,이미 유통점에 깔린 제품도 모두 수거해야 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불가리스와 불가리아 모두 전체 음절 수가 4개 음절이며 3개 음절은 발음과 철자가 동일한 데다 앞 음절 부분이 강하게 발음되는 일반적인 언어관행에 비춰 둘은 유사 상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남양유업의 '불가리스'는 지난 91년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57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에 잘 알려진 발효유 브랜드"라며 "두 제품명이 함께 쓰일 경우 소비자들이 생산업체를 혼동할 수 있어 남양유업이 회복하기 어려운 영업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일유업은 지난 4월 "불가리아 국영기업 'LB 불가리쿰사'와 불가리아산 정통 유산균을 독점 공급받기로 정식 계약을 맺었다"며 불가리아식 발효유 '불가리아'를 내놨다. 이에 남양유업은 "불가리스의 상표 가치를 훼손하고 있어 '불가리아'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부당경쟁행위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윤성민·정인설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