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도 대기업시대 .. '빅2'만 살아남는다

'학원계에도 넘버3는 없다.' 학원업계가 급속히 산업화,대규모화되면서 '빅2 법칙'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영역별 시장의 10∼30%를 상위 1∼2개 학원이 독점하면서 3등 이하는 몰락하고 있다. 수천개의 학원이 난립하던 시대가 사실상 종식된 것은 학원 산업에도 브랜드파워와 자본력이 중요해지면서 인지도가 높은 대규모 학원에만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성인 영어학원의 경우 5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YBM시사와 파고다아카데미 두 곳이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직영 체인과 프랜차이즈를 확대한 여파로 L어학원 J어학원 등 80∼90년대 유명했던 학원의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진출한 부산 등 지방도시에선 지역 토종학원이 연쇄 부도를 맞는 등 초토화됐다. YBM시사의 경우 학원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10년전에 10%가 채 안됐지만 2004년엔 25%선까지 높아졌다. 재수생 종합반 입시학원에서도 종로 대성 2개의 학원이 90년대 말 본원 외에 강남,송파 지역에 분원을 내는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상위권 학생 1만여명을 싹쓸이하고 있다. 이런 통에 80∼90년대 이들과 함께 3강을 이뤘던 정일학원은 부도를 맞기도 했다.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는 이미 독점체제가 굳어졌다. 온라인 교육 1위 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매출도 2~5위 업체의 것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김영편입학원은 전국 22개 학원을 운영하면서 대학 편입시장의 70% 이상을 석권했다. 전통적인 영역 구분도 점차 무너지고 있다. 김영편입학원과 YBM시사가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시장을 놓고 격돌했던 것이나 메가스터디가 내년 말부터 오프라인 재수생 종합반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 '영역파괴'의 대표적인 사례다. 김현석·송형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