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강탈 재산 96억 돌려줘라"..80년 동의서 무효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부친인 김진만씨(87)가 신군부에 땅을 빼앗긴 데 대한 보상으로 국가로부터 96억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8부(안승욱 부장판사)는 29일 "국가는 김씨에게 96억8000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 80년 6월 신군부의 강요로 서울 서초동과 양재동의 땅 5필지인 3400㎡를 헌납하는 동의서를 써줬다. 부정축재자로 몰려 46일간 합수부 조사실에 감금당한 바로 뒤의 일이었다. 그는 작년에 이미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대한민국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준 땅을 모두 말소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번 판결에서 김씨는 원래 기부했던 '땅'이 아닌 96억여원의 '현금'을 받게 됐다. 재판부가 "국가로부터 김씨의 땅을 매입했던 제3자가 선의의 피해자가 된다"면서 "국가가 돈으로 배상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씨는 국가에 강제 헌납한 경기 남양주의 땅 1만3000여평에 대해서도 16억원을 보상받았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