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헛 스윙만 하는 부동산 정책

朴元巖 요즘 야구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강남의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웃지 못할 얘기가 있다. 집값이 크게 올랐으니 화가 나서 야구장을 찾기도 하겠지만 흥미로운 점은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고 올리기만 하는 아마추어들의 부동산 정책이 보기 싫고 진정한 프로들의 게임을 보고 싶어서 야구장을 찾는다고 한다. 나름대로 수긍이 가지만 아마추어들이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어찌 나라의 정책을 아마추어들이 할 수가 있겠는가. 다만 야구장에 가도 계속 지기만 하는 프로팀들이 있듯이 부동산 정책에도 계속 헛스윙을 하는 프로들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에 대해 프로들은 세 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다. 첫째,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은 지나치게 많이 올랐으므로 여차하면 폭락할 수도 있다는 거품론이다. 이들은 부동산 시장을 투기의 한마당으로 본다. 둘째,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을 거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세금 등의 경제정책이 잘못돼 부동산 가격이 경제규모나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견해다. 이들은 대개 부동산 중과세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셋째,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반영한 것이므로 지나치게 높다거나 거품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견해이다. 이들은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투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부동산에 대한 프로들의 시각이 갈리는 가운데 아마추어들은 프로들의 견해를 비빔밥처럼 종합해 '내가 하면 로맨스,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집값이 오르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남의 집값이 폭등하는 것은 투기와 거품이라고 단정짓는다. 아마추어가 프로와 다른 점은 부동산에 대한 일관된 시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보통 사람들을 분노시키고 있다. 주택가격 동향은 지역별,주택형태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 거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강남의 집값은 더욱 올랐고 분당과 평촌 등의 아파트 가격도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반면 서민들의 다세대 주택이나 소형아파트 가격은 정체됐거나 떨어지기까지 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이쯤에서 지금까지의 부동산 정책을 재점검하고 진정한 프로들의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정부는 경기 양극화와 소득 격차에 이어 부동산시장까지 양극화된다면 서민들이 크게 실망할 것이란 점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했고 지금도 그 정책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강남 집값이 잡히지 않고 있으므로 이제는 다른 프로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부동산이 거품이라고 하는 프로들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경청하게 되면 이번엔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켜 또다시 서민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 부동산을 세금으로 잡으려고 하다보면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경기회복에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 더 많은 집을 지어야 집값이 내려가고 경기도 회복된다. 그런데 집을 짓는 행위를 투기라고 하다 보면 집값은 내리기는커녕 오르게 되고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경기도 회복되지 않는다. 현재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부동산 시장 안정과 경기부양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프로는 위기에 처해서도 게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점수를 많이 잃고 있는데도 똑같은 전략으로 일관한다면 점수를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전략은 병법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