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한발 앞선 리스크관리..주택대출 '미끼금리' 없애고 모집인 축소

금융감독원이 30일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과 관련,하나은행의 최근 행보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 5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경쟁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초기 할인금리(일명 '미끼 금리')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최근엔 대출모집인 제도를 4개 조직에서 3개 조직으로 축소했다. 담보대출시장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이주비 대출,중도금 대출에 대해서는 금리할인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정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과열경쟁으로 이주비 대출 금리가 3개월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0.55%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피를 흘려가면서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중 주택대출 증가액은 1508억원이었으나 5월에는 735억원에 그쳤고 6월(23일까지)에는 137억원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은 수익성이 낮기 때문만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는 '거품'의 징후가 농후하다"면서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비해 전체 여신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점차 줄이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그대신 신용대출과 자영업자(소호)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량 고객에 대한 신용대출의 경우 예대마진이 아파트 담보대출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으면서도 연체율은 담보대출보다도 낮아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그동안 외환위기나 카드대란 등 금융권의 리스크가 고조될 때 다른 은행보다 한 발 앞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며 "그런 점에서 하나은행의 이번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