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말께 1080~1100원 예상 .. 한경포렉스 긴급 전망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1주일 새 20원 가까이 상승,근 5개월 만에 1030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원유 등 원자재 해외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비용 상승은 물론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나 자녀들을 해외에 유학 보낸 가정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외환전문가들로 이뤄진 한경 포렉스를 긴급 가동,최근의 환율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 것이며 연말 환율은 어느 선을 기록할 것인지 등을 짚어 봤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조율함에 따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다른 국가와의 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올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080∼1100원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초 대부분 전망 기관들이 미국의 무역 적자와 중국 위안화 가치의 평가절상 가능성 등을 감안해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지리라고 보았던 것과는 상반되는 진단이다.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보강된 홍콩 심플렉스의 박춘호 한국 대표는 "미국 경제가 나홀로 견실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4∼4.5%로 올릴 가능성이 있어 일본과 유럽 간의 금리차(최대폭 기준)가 각각 4.5%포인트, 2%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으로 국제 자금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선물의 이진우 금융공학실장도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봤던 미국의 무역 적자가 달러화 약세로 해결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진단하고 "대외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외환정책도 수출 증대를 목적으로 개인의 해외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등 유출 촉진으로 바뀌고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대우증권 신후식 경제파트장은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은 올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봐 다른 포렉스 회원들의 시각과는 대조를 보였다. 종전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대부분 외환 전문가들이 올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다가 내년 들어서는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는 점이 비슷했다. 이에 대해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불가피한 만큼 연초 90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외환을 운용해 왔던 기업들이 누구보다도 당혹스러워할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를 전제로 한 하반기 경영계획 수정과 외환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