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 인터넷 꽉 잡았다

미워할 수 없는 엉뚱한 그녀,삼순이! 요즘 인터넷은 삼순이 열풍이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이 '삼순이 신드롬'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모두가 자신이 30살,60kg의 삼순이라고 여기며 삼순이의 기막힌 로맨틱 코미디에 환호하고 있다. 삼순이에게 열광하는 인터넷 세상을 들여다 보자.

◆명장면 보관에 인기비결 분석은 기본


싸이월드에서는 미니홈피 내에 삼순이 사진첩을 따로 마련해 드라마 명장면을 보관하는 싸이족을 흔히 만날 수 있다.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글을 읽으면 쉽게 공감하고 코끝이 찡해진다. 한 미니홈피 운영자는 삼순이의 독백을 캡처사진과 곁들여 강한 캐릭터 삼순이의 사랑을 보여준다. 삼순이 관련 게시물의 경우 스크랩 수도 높아 삼순이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한 분석도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새로운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한 네티즌은 드라마 주인공의 매력을 철저히 분석한다. 김선아의 능청과 유머감각은 극중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한다는 해설까지 덧붙인다.
펑펑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고백하다가도 느닷없이 "지둘려,내가 갈게"라고 외치는 행동이 바로 삼순이의 매력이라는 것.


삼순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 존재한다면 무능력한 노처녀가 아닐 것이란 지적도 흥미롭다. 고교 졸업 후 파티셰라는 직업을 위해 무작정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고,지금은 당당하게 파티셰가 돼있는 '능력있는 솔로'라는 것이다.

◆삼순이 벨소리,삼순이 이모티콘,삼순이 인형…


삼순이는 드라마 밖에서도 온갖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OST는 삼순이 벨소리로 발매 전부터 벨소리 예약 신청을 받는 등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16일 음반이 첫 발매된 날에는 네이버 네이트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의 검색 사이트 1위로 삼순이가 올라설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MSN메신저에서도 삼순이를 본뜬 삼순이 이모티콘은 일찌감치 메신저 곳곳을 누비고 있다. 삼순이의 찡그린 표정과 요리사 복장을 한 이모티콘이 최고 인기. 엽기적이지만 활기차고 개성이 강한 삼순이인형(삼순이 피그)은 없어서 못팔 정도. 이를 처음 제작해 공급한 오즈랜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발한 패러디,가상 결말도 인기


다양한 종류의 패러디 포스터도 빼놓을 수 없다. '동갑이고 싶다''삼순 삼식이 앞에서 내가 봉이냐를 외치다''서른살 인생''친절한 삼순씨''삼식이 만나러 갑니다''심장이 딱딱해질 때''난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 삼순개' 등 포인트를 잘 살려낸 패러디들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가 절정에 다다르며 네티즌들이 구성한 가상 결말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카페 '연예계뒷다마'에 게시된 총 5가지 가상엔딩이 그것. 그 중 가장 황당한 결말은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패러디한 엔딩이다. 진헌과 희진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삼순이 총으로 둘을 쏴 죽인다. 죽어가는 진헌이 "희진이는 네 친동생이야"라고 출생의 비밀을 알리자 삼순이도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식의 허무엔딩도 눈길을 끈다. 뭔가 타는 냄새에 눈을 뜬 삼순. 밑에는 삼순이가 보던 할리퀸 로맨스가 깔려있고,"에이씨. 꿈 한번 뻑적지근하네."라면서 타버린 빵을 꺼내는 삼순. 모든 것은 꿈이었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