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요구액 203조5천억...이색사업들
입력
수정
북한 어린이 지원,URC 로봇 보급,‘한(韓)’ 브랜드 육성…’
정부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안에 이같은 이색사업들이 여럿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6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요구 현황’에 따르면 56개 부처 및 정부기관이 요구한 내년 예산규모(일반회계+특별회계)는 올해 예산보다 4.4% 늘어난 203조5000억원에 달했다.45개 사업성 기금의 운용 요구액은 올해보다 11.2% 증가한 5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통일외교부의 남북협력기금이 올린 예산안에는 '북한 영·유아 지원 5개년 사업'이 들어 있다.
북한의 5세 이하 어린이(230만명)와 산모·수유부(98만명)의 영양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 중 3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모두 5500억원을 쓰겠다는 내용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한 인구정책 차원에서 북한의 인적자원을 미리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내년에는 영양식과 단백질 식품(106억원),의약품·백신(160억원),건강검진 장비(34억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과학기술부는 유럽연합(EU)이 2008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위성항법시스템 '갈릴레오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며 64억8000만원을 요청했다.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이뤄지면 지구 상공 2만5000km에 위성 30개를 띄워 항공기나 선박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부는 세계 최초로 '네트워크 기반 로봇(URC 로봇)'시범 사업을 실시하겠다며 28억원을 요청했다.
URC 로봇이란 인터넷과 연결돼 청소 오락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우선 내년 아파트 300가구와 공공장소 10곳에 URC 로봇을 보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사병 봉급(상병 기준)을 현재 월 4만6000원에서 내년 6만5000원으로 올린 뒤 2007년에는 8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내년에 3421억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문화관광부의 '한(韓) 브랜드 육성 지원사업'(40억원)도 두드러진다.
한국어 한식 한옥 등 전통소재를 브랜드화해 '한류' 확산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자기부상열차 개발(건설교통부·120억원) △LA총영사관 재외국민 신분증 발급(외교부·1억5000만원) △외근경찰 신형 장비 도입(경찰청·23억6800만원) △신문유통원 설립(문화부·150억원) 등도 눈길을 끈다.
한편 올해 예산 대비 내년도 예산요구액 증가율이 4.4%에 그쳐 부처마다 예산을 일단 부풀려 신청하고 보는 관행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요구액 증가율은 2003년과 2004년 각각 28.6% (최종 예산증가율 5.1%),24.9%(4.8%)에 달했던 것이 작년부터 한 해 예산한도를 정한 뒤 부처별로 예산을 자율 편성하는 톱다운(top-down) 제도가 도입되면서 5.0%(최종 예산증가율 4.8%)로 낮아졌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