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강남권 "팔아야 하나" 조바심..내달 부동산 종합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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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중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 발표가 예고되면서 서울 강남권의 일부 아파트 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급매물도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더욱이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치동 T공인 관계자는 "다음달로 예정돼 있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앞두고 팔아 달라는 매물이 조금씩 늘고 있는 분위기"라며 "가격 상승은 일단 멈췄고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단지마다 2~3개씩 나왔다"고 전했다.
◆일부 아파트 2000만~3000만원 하락
대치동 우성아파트 46평형은 지난달 18억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17억5000만원에도 매물을 찾을 수 있다.
인근 선경아파트 42평형도 호가가 15억~16억원에서 14억7000만원까지 낮아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거형 오피스텔 44평형의 호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11억원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10억원에도 매물을 구할 수 있다.
또 은마아파트 34평형은 지난달 호가 9억5000만원에서 최근 3000만원가량 빠졌다.
31평형 역시 2000만원 내린 8억1000만~8억20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은마공인 김수용 대표는 "하루에 50통가량 오던 문의 전화가 최근 3분의 1로 줄었다"며 "그나마 '지금 팔아야 하나' 등 매도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개포주공도 이달 초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1단지 11평형은 지난달 말 최고 4억5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13평형은 5억9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15평형은 7억5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정밀 안전진단만 통과한 상태인 개포주공 3단지 11평형은 4억7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4단지 13평형은 5억9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으로 2000만원 안팎 떨어졌다.
개포시영 13평형은 5억3000만원에서 5억500만원 수준으로 호가가 낮아졌다.
◆매수세 없이 '일단 지켜보자'
이처럼 강남권에서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파트 값이 본격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매물 자체가 워낙 적어서다.
하지만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대치동 신세계부동산 김영일 대표는 "이번주 들어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매도문의 전화도 하루 8~9통 오고 있다"면서 "관망세에서 매도 쪽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곡동 H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를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못 팔던 사람들이 더 강력한 정부 정책이 나오기 전 서둘러 팔자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면서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지금은 매수자들이 '조금 더 기다리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강남권 아파트 값이 향후 1~2개월간 약보합세를 나타내면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치동 우일부동산 김용철 소장은 "일단 다음달 정부 정책이 나올 때까지 관망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노경목·이상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