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경제벨트를 주목하라

'메콩강 경제벨트를 주목하라.' 동남아시아의 메콩강을 중심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5개국과 중국 서남부 접경지역 간에 형성되는 경제벨트가 외국 기업들의 투자유망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 아세안 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이달 20일부터 7000여종의 제품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되는 데다 메콩강 인근 지역을 하나의 경제벨트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세안 5개국은 지난 5일 중국 윈난성 쿤밍시에서 제2차 '대(大) 메콩강 유역(GMS,Greater Mekong Subregion)경제협력' 정상회의를 갖고 총 250억달러 규모의 개발계획인 '쿤밍선언'을 채택,메콩강 경제벨트 건설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6개국 정상들은 쿤밍선언에서 △무역·투자장벽 해소를 위한 협정 체결 △국가 간 고속도로망 정비 △빈곤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관광산업 촉진 △수력전기 매매 활성화 △상거래 투명성 개선을 위한 무역규칙 개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총 33개항에 걸쳐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쿤밍선언을 이행하는 데는 이를 주관할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재원만으로는 부족해 100억~150억달러가량은 민간 및 공공부문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 간 고속도로의 경우 오는 2008년까지 동서간 고속도로 1500㎞를 완공하는 것을 비롯 2012년까지 5개 고속도로를 개통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올해 안에 입국절차 간소화를 위한 협약을 완료하고 역내 광역비자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조류독감을 비롯한 가축 전염병 예방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메콩강 경제벨트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과 중국의 윈난성 및 광시좡족자치구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들 아세안 5개국과 중국 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258억달러에 달했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내년 1월부터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3개국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운데 우대관세를 적용하는 대상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세안과 중국 간 FTA 체결에 따른 상호 관세 인하 계획보다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메콩강 경제벨트는 동남아와 중국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외국기업들의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사무소장은 "중국 남부 소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생산기지를 중국 북부나 동부보다는 메콩강 경제벨트에 속한 동남아에 구축하는 게 물류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콩강 경제벨트는 또 한국 등 외국기업에 인프라 건설 등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를 통해 가속화될 6개국 간 도로 철도 수상운송 등 물류부문과 통신 전력 환경 여행 농업 의료 등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ADB 주도로 빈곤퇴치를 목적으로 1992년부터 추진된 GMS 프로젝트는 지난 2002년 1차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화됐으며 올해 2차 회의에 이어 3차회의는 오는 2008년 라오스에서 열린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