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변호사 "스타들 계약분쟁 올해 벌써 30여건"


"전속계약과 관련된 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연예인들의 힘이 예전보다 세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부당한 관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속사의 뜻에 따라왔던 연예인들이 이제는 맞서고 있는 것이지요."


이재경 변호사(35)는 올들어 연예매니지먼트업계에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전속계약분쟁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올 상반기 전속계약 관련 분쟁 중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개그맨 '웃찾사'와 가수 '클릭B' 사건을 담당하면서 포털 검색어 순위 5위에 오른 '스타 변호사'다.


"전속계약 분쟁은 올 상반기에만 30여건이나 발생했어요. 인터넷에서 분쟁과정이 실시간으로 중계될 정도로 사회적 파장도 커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법리만 따지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론의 향배가 소송과 판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실정입니다."


소속사에 대한 연예인 소송사건의 핵심은 돈문제다.
대기업의 진입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에서부터 수백억원까지 버는 연예인들이 생기고 있지만 수익정산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찾아 소속사를 옮기려는 연예인들의 욕구도 다른 분쟁 요인이다.


"분쟁을 줄이려면 우선 표준계약서를 체결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으로는 법에 앞서 연예인에 대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행이 사라져야 하고 연예 산업도 분화돼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매니저 한 사람이 하는 일을 외국에서는 에이전트(공식 출연계약업무),매니저(스케줄과 이미지 관리),신인양성자(연예인 발굴 및 교육) 등 세 사람이 분담한다.


이 때문에 연예 비즈니스도 보다 체계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진입하면서 국내 매니지먼트업계에도 구조개편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