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굿 디자인‥김진 < LG전자 상무 >

김진 아름다움.미학에서의 미(美)라는 학문적 개념은 여러 가지를 초월하는 극상의 개념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를 일컫는 것이다. 미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A G 바움가르텐은 이성적 인식에 비해 폄하되고 있던 감성적 인식을 다루는 학문을 에스테티카(Aesthetica),즉 미학이라 명했다. 아름다움이란 것이 감성적 인식에 뿌리를 둔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어떤 논리적 이유나 사고 과정 없이 아름다운 것은 그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역시 감성을 바탕으로 한다지만 디자인에서 다루는 굿 디자인의 미학은 보편 타당하고 절대적인 것보다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영향을 받고 차이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동시대이면서도 공간과 지리적 차이에 의해 미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은 디자이너나 기업들에 큰 의미가 있다. 지역이 다르면 사는 사람의 인종 구성과 생활양식,정신적 가치관,전통문화 등이 달라진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들은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미국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색채에 튀지 않으면서도 튼튼하고 묵직해 보이는 디자인을 선호하고,유럽인들은 보다 세련된 형태와 유색 계열의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남미사람들은 보다 유기적인 형태에 강렬한 색상과 화려함을 선호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다른 굿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감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금기시하는 것들을 피해야 한다. 또 문화적 차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들을 발굴,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처럼 문화권별로 디자인에 대한 감성이 상대적인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여럿의 공통된 느낌이 모이면 절대적인 것으로 승화한다. 세기의 미인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여성들은 누가 봐도 아름답듯이 진정한 굿 디자인은 상대적 차이를 뛰어넘어 누가 봐도 좋은 느낌을 갖게 한다. 동양 여성인 장쯔이가 칸의 레드카펫 위에서도 세계인들로부터 환호를 받듯 애플사의 아이포드처럼 좋은 디자인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굿 디자인이라고 공감한다. 우리 기업들도 절대적인 개념의 '굿 디자인'을 통해 글로벌 히트 제품을 많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