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소형 의무비율 완화되면..추가대책 없인 집값만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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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급 확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재건축 규제완화 조치는 단기적으로 강남 집값을 추가 폭등시킬 우려가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남권 중·대형 평형 공급을 늘리기로 한 데 대해서는 바람직한 정책 변화로 평가했다.
그러나 재건축 규제 완화만으로는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어 오히려 재건축 아파트 가격만 폭등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개발이익 환수를 강화하는 것과 신도시 등 추가적인 공급 확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활기 띨 듯
현재 재건축 아파트를 규제하고 있는 정책은 △소형평형 의무비율 △조합원 지분 전매금지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용적률 규제 등 네 가지다.
이 중 중·대형 평형 공급 확대가 가능한 규제 완화는 소형평형 의무비율 및 용적률 규제 완화다.
지난 6일 열린우리당과 정부의 당정 회의에선 주로 소형평형 의무비율 완화가 거론됐다.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완화되면 서초구 반포저밀도지구,강동구 둔촌주공,송파구 가락시영 등 마지막 남은 서울 시내 저층 재건축 단지와 압구정동 잠원동 등의 중층 고밀도지구 아파트 등에서 중·대형 평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이들 단지 중 기존 용적률이 낮은 저층 단지들은 2(전용 18평 이하) 대 4(전용 25.7평 이하) 대 4(전용 25.7평 초과) 비율로 재건축을 추진해 왔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중·대형 평형을 충분히 지을 수 있게 된다.
또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고밀도지구 아파트들은 재건축해도 20~30평형대밖에 갈 수 없는 조합원들의 반대로 그동안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으나 규제가 완화되면 적극적으로 재건축에 나설 공산이 크다.
◆강남 집값만 더 올릴 수도 있어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재건축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였다.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은마아파트의 경우 기존 평형이 31·34평형인데 재건축 후 20평형대까지 넣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업 진행이 제자리 걸음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걸림돌이 해제되면 아파트 값은 당연히 오르게 된다.
게다가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부자 단지가 된다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를 수도 있다.
이런 예상이 나오는 것은 재건축 규제 완화만으로는 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선 규제 완화가 오히려 역효과만 낼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해제되면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개발이익 환수만으로는 집값 급등을 잡을 수 없는 만큼 다른 공급 확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