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ㆍ새마을금고 '큰 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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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연합회 농협중앙회 등이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가 '경영참여'나 '단순투자' 목적으로 거래소나 코스닥기업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금융회사는 저금리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자 자산운용 차원에서 주식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5% 이상 보유종목 20개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금융회사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모두 20개사에 달한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은 거래소시장에서 전북은행 경동보일러 동일패브릭 나자인 동해펄프 동양물산기업,코스닥시장에서 대륙제관 등 8개사의 지분을 대량보유하고 있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의 자회사인 진흥상호저축은행도 대한은박지공업 지분을 9.88%나 갖고 있다.
이들 상호저축은행은 계열사인 경기상호저축은행과 공동으로 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굴리면서 연 10%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자산가치가 높은 중소형주를 집중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상호저축은행 관계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 미만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연합회도 전환사채를 장외매입하는 방식으로 크라운제과 지분 25.34%를 보유 중이며 코스닥시장에서도 삼원테크와 디지탈디바이스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선박펀드인 '아시아퍼시픽 2~4호'의 지분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연합회는 박사급 펀드매니저를 두고 전문적으로 자산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농협중앙회는 고유목적 사업 수행을 위해 비료회사인 휴켐스와 남해화학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LG카드와 현대종합상사에 대해서도 채권단 공동관리 차원에서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오롱건설 지분 9.46%를 갖고 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자산운용 차원이 대부분
이들 금융회사가 금감원에 보고한 지분투자 목적을 보면 '경영참여'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단순투자' 목적이다.
자산운용차원에서 주식투자를 늘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금융회사들의 여유자산이 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채권에 주로 투자했지만 요즘엔 채권만으로 여윳돈을 굴리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최형 교보증권 송파지점장도 "새마을금고 등은 시중은행에 비해 예금금리가 높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비해 고수익 투자 대상이 절실하다"며 "여유자산의 일정 부분을 주식에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주식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에 대해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기업의 주가가 급락할 경우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손절매 기준과 펀드매니저에 대한 손실한도 설정 등을 통해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만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