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시범지역 4곳‥ 매물 눈에 띄게 줄어, 외지인 문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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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전남 무안(산업교역형),전북 무주(관광레저형),충북 충주 및 강원 원주(지식기반형) 등의 부동산시장은 예상외로 차분했다.
그동안 이미 땅값이 많이 오른데다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있어 외지인의 투자가 차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물회수가 두드러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외지인의 매수문의가 이어지는 등 땅값의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무안,외지인 매수문의 늘어
무안군은 기업도시 발표로 땅 매물이 크게 줄어들었다.
서사갑 새무안공인 사장은 "매물 회수는 물론 계약을 취소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며 "반면 외지인들의 매수 문의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무안읍 내 중개업소에는 지난 9일 이른 아침부터 인근 광주 등지에서 온 외지인의 대형 승용차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지만 높은 관심이 거래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S공인 관계자는 "대상 지역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의 매입이 불가능하지만 '방법이 없겠느냐'는 문의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 일대 땅값은 무안국제공항 주변 동산리 일대 농지가 올해 초 2만~2만5000원에서 최근 7만원에 호가되는 등 평균 2배가량 올랐다.
김중석 종합공인 사장은 "땅값이 오른 상태에서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거래가 끊겼다"며 "땅을 팔려는 토박이 농민들만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주는 투기 폭풍전야
무주 안성면 일대는 지난 주말 서울 또는 대전 번호판의 고급 승용차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 의외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강대선 덕송공인 사장은 "외지인의 투자 문의는 아직 뜸한 편"이라며 "기업도시 배후지역의 땅을 찾는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5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안성면 공정리 금평리 덕산리 일대보다는 "덕유IC에서 이어져 기업도시 후보지를 끼고 도는 172번 지방도로 인근의 용추 장내 내당 외당마을 부근 땅에 발빠른 외지 투자자들이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특히 그동안 경쟁지였던 전남 해남·영암에 비해 유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던 까닭에 안성면 일대 땅은 아직 외지인의 손을 덜 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현재 안성면 관리지역의 평당 매매가는 6만~7만원,도로에 인접한 논은 평당 10만원으로 작년 연말 시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안성면과 인접한 설천면 논·밭이 작년 말 태권도공원 유치로 평당 6만~7만원에서 15만~20만원까지 오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기업도시가 구체화되면서 외지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망했다.
강 사장은 "이미 대전의 기획부동산들이 대거 무주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투기바람을 우려했다.
◆원주는 예상 외로 차분
기업도시 예정지인 원주시 지정면과 호저면 일대는 일부 중개업소가 문을 닫고 떠날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외지인이 토지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지정면 가곡리 153부동산 관계자는 "지정면 등지는 기획부동산들이 허가구역이 되기 전에 이미 한번 쓸고간 곳"이라고 말했다.
기획부동산들이 임야를 평당 5만~10만원에 매입한 뒤 평당 20만~50만원에 팔고 철수했다는 것.
중개업소들은 호저면 만종리 일대에 자리잡고 있었다.
만종리는 허가구역에서 제외된 곳인 데다 중앙고속도로 만종JC 등이 있는 교통 요지여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이곳 역시 매수 문의는 많지만 매물이 없어 한산했다.
성찬모사무소 관계자는 "시세가 많이 올랐어도 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인근이 모두 올랐기 때문에 팔아서 다시 살 수 있는 땅이 없다"고 말했다.
원주지역 땅값은 1년 전에 비해 평균 2~3배 올랐다.
익명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행정복합도시 인근인 충주와 같은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로 선정돼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미 각종 재료로 땅값이 많이 오른 원주를 외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충주,기업도시 인근이 관심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충주 주덕읍과 가금면 이류면 일대의 중개업소들은 문의전화가 늘면서 분주한 모습이었다.
가금면 일대 중개업소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온 발빠른 투자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중개업소들이 새로 간판을 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화연 가금공인중개사 사장은 "하루 동안 30여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허가지역 밖에 있는 땅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작년 이후 땅값이 두 배 이상 오른 곳이 많은 충주에서는 토지 수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지역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인근 지역의 땅값도 이미 크게 오른 상태다.
북충주IC에서 노은고개로 들어오는 도로변 논의 경우 1년 전 평당 11만~13만원이었지만 지금은 2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노은면 일대 임야는 평당 5만원가량 오른 6만~15만원 선에서 호가되고 있다.
기업도시 입구에 해당하는 갈동마을의 경우 2차로에 접한 논밭이 평당 20만원까지 치솟았다.
원주=서욱진·무주=이정호·무안=노경목·충주=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