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脈] 대우건설 출신 디벨로퍼‥ 죽은땅도 손대면 대박


외환위기 이후 위상이 크게 높아진 부동산개발 업계에서 대우건설 출신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시행사업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우건설 출신의 디벨로퍼들이 설립한 부동산개발업체(시행사) 수만도 2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부동산개발 시장에서 두터운 인맥을 형성,상호 정보 교류 및 사업제휴 등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은 디벨로퍼 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다.


부동산 개발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선두주자는 넥서스건설의 최성남 회장과 이정배 사장이다.
대우건설에 몸담고 있던 두 사람은 외환위기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극도의 침체에 빠졌던 1999년 2월 서울 영등포 OB맥주 공장부지를 개발해 '영등포 대우 드림타운'을 분양하면서 대히트를 쳤다.


이 사업은 아파트 분양 시장이 외환위기 여파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 됐다.


넥서스건설은 최근에도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피데스개발의 김건희 사장과 김승배 부사장도 대우건설 출신 디벨로퍼 인맥의 중심 축이다.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70여개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 대우건설을 주거부문 1위 업체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이들은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에 근무하면서 국내 주거 상품의 유행을 선도했다.
원룸형 주상복합아파트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빌라 등 이들이 만든 상품은 어김없이 시장에서 선풍을 일으켰다.


역시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출신인 미래D&C의 우명구 사장과 류진렬 이사,이월무 이사 등은 틈새상품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이 유행시킨 상품은 고급 빌라와 공장부지에 지은 오피스텔 등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에 뛰어들어 확실하게 입지를 구축했다.


P&D코리아의 홍창환 사장은 386세대 디벨로퍼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홍 사장은 지난해에 P&D코리아의 모체인 '더 P&D' 멤버들과 함께 경기도 부천에서 메머드급 주상복합아파트인 '위브 더 스테이트'를 성공적으로 분양,업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연면적 15만7000평에 분양 물량만 1965실(가구)에 달하는 대형 개발 사업이었다.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 출신인 이강오 참좋은건설 사장도 10여개의 프로젝트를 시행한 탄탄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이 사장은 적극적인 영업 스타일을 앞세워 짧은 시간에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 외에도 서상식 인오건설 사장,김광식 태화플래닝 사장,서효진 로쿠스 사장,남상덕 건설웨슨 사장,박중양 진원건설 사장,박임동 위더스CND 사장,김종은 우인플래닝 사장,강종수 태성플래닝 사장,김철문 채널산업개발 사장,김하진 메디안개발 사장,김양곤 시우개발 사장,김창민 CMK 사장 등이 대우건설 출신 디벨로퍼들이다.


이들의 뿌리는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다.


이들이 부동산개발 시장에서 출중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대리 또는 과장 시절부터 프로젝트에 대한 권한을 대부분 위임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노하우 때문이다.


상품기획,설계,인허가,마케팅,분양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의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다 보니 디벨로퍼로서의 자질과 실력이 자연스럽게 갖춰졌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주축 멤버들이 디벨로퍼로 변신해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새로운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대우건설은 지속적으로 주택공급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자질이 우수한 직원들이 시스템에 의해 교육을 받다 보니 회사는 직원 이동에 관계없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