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 시장] "분명 큰 변화가 있긴 할텐데…"

수도권 전역에서 매물이 출회되는 등 부동산 시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향방은 다음 달 정부가 내놓을 부동산종합대책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는 세금중과와 세무조사 등의 '직격탄'을 맞은 아파트 시장은 조정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토지는 기업도시 시범지역 선정 등의 호재가 계속 나오고 있어 여전히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나 오피스텔 전원주택 등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차별화가 예상된다.


◆아파트 가격 안정될 듯
아파트값은 그동안 급등세를 보인 강남과 분당·용인권을 중심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세무조사 역시 강력한 조치이지만 10일 발표된 투기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탄력세율(15%) 적용은 장기적으로 그야말로 '핵폭탄'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사실상 다주택자의 양도차익을 모두 환수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것 같다"며 "양도세를 덜 내기 위한 차익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 등 대기수요가 많은 인기 주거지역의 가격조정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교신도시 재료가 있는 분당권도 마찬가지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투기수요로 인한 거품은 빠지겠지만 실수요층이 두터운 강남에서 집값 폭락 현상은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부가 공급확대를 위해 재건축 규제를 완화키로 한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폐지하거나 용적률을 확대한다면 압구정동이나 잠원동 등의 고밀도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들썩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실수요자의 경우 자금사정에 맞춰 청약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요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주상복합 등도 노려볼 만하다.


◆토지는 꾸준한 관심


토지시장은 꾸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이전과 기업도시 선정 등 호재가 계속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택시장을 떠난 유동자금이 토지쪽으로 대거 몰려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진명기 JMK플래닝 사장은 "개발계획이 나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자금이 대거 토지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토지시장 역시 과거처럼 무차별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미 오를 만한 지역은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거래가 자유로운 인근지역으로 계속 투자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에서 투자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상언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올해 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관련한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충남 연기·공주 지역 인근의 토지는 다시 한번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은 차별화


상가 역시 아파트 시장 규제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으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형 부동산이 선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가는 안정적인 역세권을 중심으로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그러나 상권 등에 따른 차별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전되는 공공기관이 있는 지역의 상권은 급속도로 쇠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광호 시간과공간 사장은 "반사이익을 보는 곳은 전체 상가의 2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피스텔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최근 들어 초호화 오피스텔을 지향한 '부띠크 모나코'의 분양성공에서 보듯 입지나 품질이 좋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원주택과 펜션 역시 주5일제 확대 등의 호재가 나왔지만 차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수 전원클럽 사장은 "농어촌정비법 개정으로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은 단지형 펜션에 도시민이 투자하기가 힘들어졌다"며 "수요층이 두터운 곳 가운데 숙박업 등록이 돼 있는 곳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진·노경목·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