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008 대입] 2008 대입 … 수능이 중요하지 않다고?

2008학년도 대입안을 놓고 대한민국이 들끓고 있다. 대학과 교육당국은 본고사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쟁에 여념이 없다. 2008학년도에 대입을 치를 학생들은 자신들이 내신 수능에 본고사까지 봐야 하는'저주받은 세대'라고 한탄하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의 교사들은 대입이 워낙 복잡해져 진학 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2008학년도 이후에 대입을 치러야 하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과 곧 고등학교에 진학할 중학생들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주요 대형 입시학원 평가실장들의 '2008 대입 X파일'을 살짝 열어봤다.

2008학년도 대입을 둘러싼 최대 이슈는 내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다.


현재는 '사실상 12번(중간·기말고사 횟수) 대입이 치러진다'와 '논술에서 결판이 나는 만큼 실질적인 영향력이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혼란을 느끼는 수험생이 많다.


전문가들은 중·하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내신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은 예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는 일반 과목의 경우 과목별 석차백분율 10%까지 만점을 주고 있고,고려대는 평어로 '우' 이상이면 무감점 처리한다.


주요 대학들은 2008학년 이후에도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내신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특히 예체능 과목의 내신은 반영하지 않거나 일정 기준만 넘으면 감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체능 과외까지 받아야 한다'는 세간의 소문은 다소 과장된 얘기였던 것.


두 번째 이슈는 '영향력이 떨어진 수능에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내신의 영향력이 과대 평가된 반면 수능의 영향력은 과소 평가됐다"고 설명한다.


내신은 학교 간 학력차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 대학에서는 정시모집에서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많다.


반면에 수능 등급은 전국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대평가 자료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있는 전형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수능시험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등 3개 영역 모두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5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능 점수가 9등급제로 바뀌면서 1~2점 차로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수능에서 상위 등급을 받아야 유리하다.


특히 각 등급의 경계선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 한 문제로 수능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이슈는 서울대와 열린우리당의 논쟁으로 최근 일반에 널리 알려진 통합교과형 논술이다.


이 시험은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지만 아직 주요 대학들이 예시문제를 내놓지 않은 탓에 수험생들의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D2면 참고)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학생은 대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서울대나 연세대 고려대 등을 지망한다고 가정하고 시기별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보겠다.


고1 때에는 내신성적 상위권 유지가 최우선 과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면 최소한 2주 전부터 본격적인 교과별 시험 정리에 돌입한다.



1학년 여름방학부터는 논술공부를 시작하자.1학년 때는 논술의 기본이 되는 문장 쓰기에 대한 학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신문의 칼럼이나 시론을 읽고 시사적인 문제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500자 이내로 일기 쓰듯 꾸준히 써나가다 보면 글을 쓰는 감각이 생긴다.


2학년에 올라 계열이 결정되면 본격적인 대학별고사 준비에 착수한다.


인문 계열의 경우 학교에서 심화선택으로 정치와 사회문화를 수업한다면 이에 맞춰 교과와 연계된 배경 지식을 정리해 두고 시사문제도 스크랩해 나간다.


특히 교과와 관련한 유명 저서는 독서록 작성과 병행해 반드시 읽어 두고 중요 부분과 요지는 메모한다.


2학년 여름방학부터는 영어 문장의 독해와 요약 연습에 착수한다.


토플이나 토익 수준의 문제지를 구입해 독해 중심으로 읽어 나간다.


특히 어려운 단어나 숙어 등은 별도의 암기장에 정리해 나간다.


2학년 2학기에 접어들면 대학별 논술 기출문제를 1주일에 한 편 정도 꾸준히 푼다.


논술 문제로 자주 등장하는 주제와 관련한 자료나 서적을 메모해 두는 습관을 갖는다.


2학년 겨울방학에 들어가면 2008학년도 입시 전형을 확인하고 2학년까지의 내신을 기초로 자신이 지망할 수 있는 대학을 결정한다.


수시 1학기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논술과 영문 요약 연습은 어느 대학 시험에서나 중요하기 때문에 시험을 보기 직전까지 꾸준히 해야 한다.


수시 1학기 시험에 불합격하더라도 수시 2학기에 동일한 대학과 학과에 지원하면 유리하다.


수시 1학기와 2학기의 대학별 출제 유형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실전 경험을 최대한 장점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수능이 끝난 후에는 정시 모집 논술에 대비한다.


정시 논술은 수시 논술과 다소 다를 수가 있다.
특히 긴 문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유형의 문제가 출제될 수 있으므로 긴 글을 쓰는 연습을 매일 해야 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